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네 다락방

장자일기/ 이것과 저것

딸기21 2006. 10. 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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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과 ‘저것’


10. 사물은 모두 ‘저것’ 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모두 ‘이것’ 아닌 것이 없다. 자기를 상대방이 보면 ‘저것’이 되는 줄을 모르고, 자기가 자기에 대한 것만 알 뿐이다. 그러기에 이르기를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은 ‘저것’ 대문에 생긴다고 하였다. 이것이 바로 ‘이것’과 ‘저것’이 서로를 생겨나게 한다는 ‘방생(方生)’이라는 것이지.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 됨이 있기에 안 됨이 있고, 안 됨이 있기에 됨이 있다. 옳음이 있기에 그름이 있고, 그름이 있기에 옳음이 있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은 일방적 방법에 의지하지 않고 [전체를 동시에 볼 수 dT는] 하늘의 빛에 비추어 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를 그렇다 함(因是)’이다.

[하늘의 빛에 비추어 보면] ‘이것’은 동시에 ‘저것’이고, ‘저것’은 동시에 ‘이것’이다. 성인의 ‘저것’에는 옳고 그름이 동시에 있고, ‘이것’에도 옳고 그름이 동시에 있다. 그러면 ‘저것’과 ‘이것’은 따로 있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인가? ‘저것’과 ‘이것’이 상대적 대립 관계를 넘어서서 없어지는 경지를 일컬어 ‘도의 지도리(道樞)’라 한다. 지도리이기에 회전의 중심에서 무한한 변화에 대응한다. 옳음도 무한한 변화의 하나요, 그름도 무한한 변화의 하나. 그러므로 ‘무엇보다 [옳고 그름을 넘어서서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밝음이 있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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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식으로 말하면 항상 멋진 것 같고 통찰력이 있는 듯하면서도 또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옳음도 그름도 무한한 변화의 하나라는 것은 맞는 얘기인 것 같다. 얘, 얘, 그러니까 일방주의는 안된다고 하잖아. 세상에 하나는 몽땅 맞고 하나는 몽땅 틀린 것이 어디있니. 어쭈... 시시비비 양시양비 이런 건 싫은데 현실은 언제나 양시양비다.


* 지도리(추·樞): 돌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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