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보수세력 단골메뉴 '교육개혁'... 일본 아베 정부의 '교육재생' 프로젝트

딸기21 2007. 1. 27. 13:34
728x90

일본 정부가 교육개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때부터 교육개혁을 주요 과제로 내걸고 분위기를 조성해온 일본 정부는 올 상반기 내에 주요 교육관련 법안을 개정하고 새로운 교육정책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교육을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교육재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특히 교육개혁에 정권의 사활을 걸었다 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교육재생 의회'

아베 총리는 정기국회가 개막된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의회는 `교육재생 국회'로 만들고 싶다"는 결의를 밝혔다. 6월23일 회기가 끝나면 7월엔 참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아베 내각과 자민당은 이번 국회에서 교육재생 법안들로 승부를 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교원면허법을 개정, 부적격 교원 퇴출 시스템을 만들고 ▲지방교육행정법을 고쳐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육위원회의 학교 감독권한을 강화하며 ▲학교교육법을 개정해 각 학교들이 교육의 질에 대해 책임지는 체제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 앞서 국회 내에서 열린 자민당 중의원돚참의원 양원 의원총회에서도 "이번 국회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법안들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면서 3개 교육관련 법안들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력을 올려라"

교육개혁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 교육재생회의는 전날인 24일 총리관저에서 회의를 열고 제1차 보고서를 확정한 뒤 아베총리에게 제출했다. 보고서는 학력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된 `유토리(여유있는) 교육'을 뜯어 고치고 수업시간을 늘리며 교사들의 체벌을 일부 허용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70년대 후반부터 주입식, 입시위주 교육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토리 교육'을 도입하고 각급 학교와 교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토리 교육 때문에 학교교육 충실도가 떨어지고 학생들 학력이 낮아졌다는 비판이 커졌다.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정부 목표와 학력 향상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유토리 교육은 폐지될 운명이 됐다. 교육재생회의는 유토리교육을 폐지하고 학력 위주 교육을 강화, 의무교육인 초등, 중등학교 수업 시간을 10% 늘리고 토요일 수업도 폐지 5년 만에 부활시키기로 했다.


문제는 `교사들'

아베 정부는 `교육개혁의 최대 걸림돌은 태만한 교사들'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교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핵심은 면허갱신제도를 도입, 부적격 판정을 받은 교원들을 아예 퇴출시켜 버리는 것.
지난해 문부과학성 자문기관인 중앙교육심의회는 현재 종신으로 주어지는 교사면허를 10년 기한으로 제한하고 10년마다 국가시험을 거쳐 면허를 갱신토록 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아베 총리는 "100점 짜리 방안"이라며 극찬했었다. 교육재생회의 이번 보고서도 이 제안을 그대로 수용했다.

보고서는 또 앞으로 5년간 신규 임용교사의 20% 이상을 사회인과 외국인 중에서 채용하고 우수 교사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것 등을 제안했다. 학교장, 학부모, 학생들이 교사를 평가해 높은 성적을 받은 우수한 교사에게는 성과급이 주어지고, 클럽활동 참여 등 학생지도 수당도 늘어난다.
반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 교사는 교원연수를 받아야 하며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공무원 면직규정에 따라 쫓겨나게 된다.


`군국주의 교육 부활' 논란도

그러나 아베 정부의 야심찬 교육재생 프로젝트들은 국회 의결 과정에서 큰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원노조는 면허 갱신보다 교사들의 재교육 기회를 더 늘려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육개혁안들이 신자유주의 경쟁모델을 교육현장에 기계적으로 도입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교육사회의 안정성 해치고 획일적인 성적위주 교육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라는 것.
미국에서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학업성적에 따라 학교들을 평가하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실제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교육전문가들은 교육예산을 늘리고 `평가'가 아닌 `지원'을 통해 학교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 현장을 붕괴시키는 이지메(집단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학교 간 벽을 무너뜨리는 것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교육개혁안이 고전, 전통교육과 가족 중시 교육을 강조, 과거의 군국주의 교육 냄새를 풍긴다는 지적도 있다.


사회가 보수화되고 있는지 아닌지는, 교육 얘기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보면 알 수 있는 것 같다. 어딘가에서 읽었는데 보수세력이 힘을 키울 때면 언제나 들고나오는 것이 교육문제라고 한다. 우리나라 교육이 이래서야! 이러니깐 나라가 안된다! 국가경쟁력을 키우자! 결론은? '평준화 교육은 나쁘다'라는 것이다. 그것이 '교육의 질'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특정 사회계층의 권력을 강화하자는 쪽으로 나아가곤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이 이렇게 말한다. "교육이 이래서야!" "국가경쟁력 떨어진다"
가끔은 이렇게도 말한다. "미국 일본은 개혁한다는데 우린머냐"
기업들이 말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해내지 못하는 교육 어쩌구저쩌구~"
교육학자들이 말한다. "평준화 교육 제고하고... 영재교육, 자율형 사립고 등등 필요하다~"
연세대학교 총장이 말한다. "대학 기여입학제 제한 풀어야~"

울나라 교육 문제 많은 건 다 아는데... 어느 것이 해법인지.

--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