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2006 올해의 얼굴들

딸기21 2006. 12. 2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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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을 들뜨게 한 `정계의 타이거 우즈', 죄과를 치르지도 않고 사라져간 발칸의 독재자, 13억 인민을 감동시킨 `운동화 총리'... 2006년 한해 동안 국제뉴스를 장식했던 인물들이다. 올해 지구촌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얼굴들을 정리해본다.


UP 혜성처럼 뜬 스타들



미국 언론들은 요즘 연일 이 사람 얼굴을 내보내느라 정신이 없다. 2008년 대선의 다크호스로 등장한 민주당의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 혹자는 오바마 의원을 `정계의 타이거 우즈'라 칭하고, 혹자는 `민주당의 록스타'라고 부른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가 될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사상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 내정된 낸시 펠로시 의원과 함께  내년 미 정계에서 최고로 주목받을 인물인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사진 한 장으로 13억 중국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총리가 됐다. `평민 총리'로 소문난 그가 10년전 입었던 낡은 점퍼를 그대로 입고 지방을 시찰하는 모습이 `비포 앤드 애프터(Before & After)'로 인터넷에 뜬 것. 운동화 한 켤레를 기워 신는다는 사실이 덧붙여지면서 검소한 정치인의 대명사가 됐다.

이스라엘의 첨단무기들에 맞서 게릴라전으로 승리를 일궈낸 레바논 무장정치조직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아랍·이슬람권 최고 영웅으로 부상했다. 마이크로크레딧(소액신용대출) 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 무하마드 유누스는 글로벌 시대 `인간의 얼굴을 한 새로운 자본주의'의 한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프로그램을 본뜬 빈곤 탈출 프로그램이 세계 전역으로 퍼져가고 있다.


IN 국제무대 새 얼굴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미 관방장관 시절부터 차기 총리감으로 손꼽혀왔고, `예정대로'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집권한지 두달만에 인기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내년 7월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승리 여부가 불투명하다.

프랑스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는 집권 우파 국민행동연합 후보가 유력한 니콜라스 사르코지 내무장관과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혹자들은 루아얄 돌풍이 이미지 정치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판하지만, 내년 4월 대선까지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세계의 시선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15일 결선투표를 통해 칠레의 첫 여성대통령이 된 미첼 바첼렛 대통령은 군부독재정권 시절 아버지를 잃고 고문, 감금당했던 투쟁경력으로 유명하다. 중남미 좌파 열풍의 한 축이기도 했던 바첼렛 대통령은 이른바 `실용주의 좌파'로, 경제성장과 분배 균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1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하마스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와 3월 이스라엘 총선에서 집권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1년을 말 그대로 `싸우며' 보냈다. 집권 1년 동안 두 사람은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국정 성적표는 바닥을 기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는 레바논을 침공해놓고도 이렇다할 승리를 거두지 못해 이스라엘 내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하니야 총리는 이스라엘의 압력 때문에 원조가 끊기고 재정이 바닥나 주변국들을 돌며 손을 벌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OUT 집으로 간 사람들



미국은 물론 세계를 말 한마디로 들었다 놓았다 했던 `미국의 경제대통령'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1월 18년6개월 만에 물러나고 학자 출신인 벤 버냉키에게 자리를 넘겼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는 미국을 방문, 엘비스 프레슬리 저택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춤추고 노래하며 마지막 해외나들이를 신나게 한 뒤 퇴임했다. 자국 내에서는 `일본인 같지 않은 별난 총리'로 막강한 지지를 얻었지만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이웃들과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켜 밖에서는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총리는 자수성가한 기업인 출신으로 `경영자(CEO)형 총리'라는 별명을 얻었으나 결국 자기 회사 주식을 팔 때 탈세한 사실이 드러나 거센 반정부 시위에 부딪쳤다. 국민들의 요구에도 물러나지 않고 버티다가 지난 9월 군부 쿠데타로 쫓겨났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8월 80세 생일을 앞두고 건강에 이상이 생겨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권력을 넘겨줬다. 공식적으론 `임시 이양'이지만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는 1월초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으며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병원에 머물고 있다.

미군 장성들에게서까지 물러나간 소리를 들었던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 2001년 이후 5년 가까이 재임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전쟁 등을 주도했으나 결국 미국을 수렁에 빠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1년6개월만에 사퇴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대사와 함께, 중간선거 패배 여파로 떼밀려나간 네오컨 대표인사가 됐다.

일본에서는 벤처 신화를 만들어 지난해 중의원 선거 자민당 후보로까지 나왔었던 라이브도아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전 사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올초 전격 구속돼 온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DOWN 세상을 뜬 사람들



요르단 출신의 테러리스트로, 한때 `테러의 마스터마인드(총지휘자)' 오사마 빈라덴의 지위까지 넘보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6월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 자르카위는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을 이끌며 수니파 저항세력의 테러공격을 주도해 2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있던 인물이다.

1973∼90년 칠레를 철권통치했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대통령이 지난 10일 숨졌다. 권좌에서 물러난 뒤 수차례 투옥되고 가택연금되는 수난을 겪었으나, 결국 법의 단죄를 피한 채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발칸의 도살자'라 불렸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옛 유고연방 대통령도 지난 3월 국제유고전범재판소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옥중에서 사망했다.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내세워 1990년대 옛 유고 지역에서 보스니아계 무슬림 20만명을 학살한 주범이다.

세계인들을 안타깝게 한 죽음도 있었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던 이종욱 박사가 5월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타계했다.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로 케인즈주의에 맞서 통화주의를 주창,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시장우선론자들의 대부가 됐던 밀턴 프리드먼 교수도 지난달 타계했다. 프리드먼의 반대편에 섰었던 하버드대의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교수는 지난 4월 97세로 영면했다.

토막뉴스

미 검색엔진 야후가 올해 미국인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었던 인물 뉴스를 뽑아 최근 발표했다.
유명 정치인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은 뜻밖에도 호주 근해에서 가오리에게 쏘여 사망한 방송인 스티브 어윈이었다. 모델 출신 배우 안나 니콜 스미스의 어린 아들이 올초 갑자기 사망한 사건,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의 뇌졸중, 1996년 일어난 존 베넷양 유괴사건 범인이라고 자백하고 나섰던 마크 카 사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대통령 사형판결도 큰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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