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위협비행에 미사일 배치까지...러시아의 무력시위, 트럼프 압박용?  

딸기21 2017. 2. 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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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투기가 미국 군함 근처를 위협하듯 오갔다. 미국 본토 해안 주변에 러시아 정찰함이 출몰했다. 유럽의 안보 수준을 비아냥거리듯, 러시아가 신형 미사일을 배치했다. 최근 며칠 새 벌어진 일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출범으로 미·러 간 ‘밀월’이 오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에 더 불이 붙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지난 10일(현지시간) 흑해를 순찰하던 미 해군 구축함 위로 근접비행을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본부를 둔 미군 유럽사령부는 러시아군 Su-24 전폭기와 IL-38 대잠초계기가 3차례에 걸쳐 미 구축함 포터호 90m 상공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사령부 대변인을 인용, “러시아 군용기들은 무선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흑해를 항해하고 있는 미군 구축함 포터호. _ 미 해군


러시아 측은 근접비행을 한 적 없다고 부인했으나, 러시아군의 무력시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동부 대서양 연안 델라웨어주 해안에서 110km 떨어진 지점에서 러시아 정찰함 빅토르레오노프호가 항해하고 있는 것이 13일 포착됐다. 미국 영해는 아니지만 미군을 자극할만한 일이었다. 이 정찰함이 미국 영해 부근에서 포착된 것은 2015년 4월 이후 근 2년만이었다. 이 배는 통신 도·감청 설비와 음파탐지시스템을 갖췄으며 지대공 미사일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등은 러시아가 자국 내에 극비리에 신형 순항미사일 SSC-8를 배치한 것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 미 국방부는 SSC-8 배치가 1987년 양국 간에 체결된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IRNFT)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지상 순항미사일을 배치한 것은 협정 위반인데다 유럽 내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에도 큰 군사적 위협이 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는 잇단 러시아 관련 스캔들에 발목이 잡히고 미국 내에서 ‘반러시아’ 여론이 거세게 일자, 러시아와 거리를 두고 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반환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또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뒤 부과한 대러 제재를 조기에 풀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안팎의 눈치를 보며 대러 정책을 전환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러시아가 무력 과시로 미국을 떠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매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를 시험하고 있다”고 했고 CBS 등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가 미·러 관계 개선에 얼마나 힘쓸 것인지 시험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미주국장 발레리 가르부조프는 타스통신에 “제재,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등 여러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와 관련해 일반적인 전략도, 개별 이슈에 대한 처방도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이슈는 미 행정부의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사임한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이 누가 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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