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분자기계 만든 과학자들, 올해 노벨 화학상

딸기21 2016. 10. 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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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근육을 움직이는 분자기계.’ 올해의 노벨 화학상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를 만들어낸 유럽 과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의 장-피에르 소바주(72), 영국 출신으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교수인 프레이저 스토더트(74),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의 베르나르트 페링하(65)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왕립과학원은 “분자 기계의 합성과 디자인에 대한 연구”를 통해 분자 단위에서 움직임을 제어해내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했으며, 이는 소형화 기술의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분자기계(molecular machine)는 유용한 물질구조를 조립할 수 있는 분자의 집합체랍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고등동물의 세포 속 단백질 같은 것들도 일종의 분자기계로 볼 수 있습니다. 생명체는 유전정보에 따라 아미노산을 원료로 삼아 단백질이라는 ‘제품’을 생산하는 자기조립 능력을 갖고 있지요. 나노기술은 이렇게 자기조립하는 물질을 이용해, 유용한 물질들을 조립해내는 분자기계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겁니다. 분자기계는 컴퓨터, 의학뿐 아니라 수많은 과학기술의 영역에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들 하지요.



소바주는 1983년 고리 모양의 분자 2개를 사슬처럼 엮어 카테네인(catenane)이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구리 이온을 둘러싸고 두 분자가 결합하게 한 다음에 구리 이온을 제거해버린 겁니다. 보통의 분자는 전자를 공유하는 원자들의 강력한 결합으로 돼 있지만 카테네인은 결합이 좀더 느슨하며 이렇게 ‘기계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결합된 분자의 두 부분은 상대적으로 서로 자유롭게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전기적 결합이 아닌 두 기계 부품의 결합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요.




스토더트는 1991년 이를 발전시킨 로탁세인(rotaxane)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분자 고리들을 가느다란 막대기 모양의 분자 ‘축’으로 이었습니다. 이어진 고리들은 축에 달린 바퀴처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로탁세인은 ‘분자 승강기(molecular lift)’, 분자근육, 분자 컴퓨터칩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프링하는 분자기계에 처음으로 ‘모터’를 단 사람입니다. 그는 1999년 자외선을 받으면 일부 구조가 180도 회전(스핀)하는 분자기계를 만들었습니다. 



회전하는 모터가 달린 분자기계를 이용하면 극도로 작은 크기의 ‘나노 자동차’와 같은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노 자동차에 약물을 실어 우리 몸 안의 특정 부위에 전달하는 것 같은 일이 더 이상 꿈이 아니게 된 거죠.


 

왕립과학원은 이들의 연구를 1830년대 자동차 개발에 비교했습니다. 자동차의 크랭크와 바퀴를 움직이는 여러 디자인을 고안하던 당시의 과학자들은 이것이 전기를 이용한 열차나 세탁기, 선풍기 같은 여러 기계들로 응용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지금의 분자기계들도 신소재와 센서, 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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