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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자동차 ‘연비조작’ 파문, 日 ‘폭스바겐 게이트’ 재연될까 촉각  

딸기21 2016. 4. 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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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자동차의 연비조작이 드러나자 일본은 ‘폭스바겐 게이트’가 재연될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미쓰비시가 연비를 조작한 차량 대수 62만5000대는 독일 폭스바겐의 1100만대에 비교하면 적은 양이다. 그러나 독일에 이어 또 다른 자동차강국인 일본에서마저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세계 자동차업계에 연비 조작이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업계에서도 대규모 연비 조작 드러나...미쓰비시자동차 62만5000대 조작


미쓰비시자동차는 타이어의 저항과 공기저항 수치를 의도적으로 조작한 뒤 연비를 계산, 실제보다 연비가 좋게 나온 자료를 만들어 당국에 냈다. 이 사실은 미쓰비시로부터 차량을 공급받아온 닛산 측의 조사로 드러났다. 닛산은 제출된 수치와 실제 연비에 차이가 나타나자 미쓰비시에 확인을 요구했고, 이후 미쓰비시의 자체 조사에서 부정이 발각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생산해 닛산자동차에 공급해온 승용차 ‘데이즈’. |닛산자동차 홈페이지(www.nissan.co.jp)



지난 13일 아이카와 데쓰로(相川哲郞) 미쓰비시자동차 사장이 이 사실을 보고받았고, 18일에는 닛산 측에 공식 통보했다. 아이카와 사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자세한 조작 경위는 현재 조사중”이라며 자신은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았으나 경영자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퇴진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왜 부정을 저지르면서까지 연비를 조작하려고 했는지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문제가 된 차종을 구입한 소비자들을 위한 보상방안을 만들기로 했으며 수출된 차량에 대해서도 조사하기로 했다. 또 외부 전문가들로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조사한 뒤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일본 도요타와 세계 1~2위를 다투는 폭스바겐(VW)이 환경 규제를 피하기 위해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됐다. 미 환경보호청(EPA)의 고발로 이 사실이 드러난 지 이틀만에 폭스바겐은 시가총액 250억유로(약 33조원)가 증발했고 경영진이 교체됐다. 폭스바겐만이 아니라 독일의 국가이미지까지 실추됐다. 차량 리콜과 수리, 벌금, 소송에 따른 보상 등의 절차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일본에서 연비조작이 드러난 것은 이번 미쓰비시자동차의 62만5000대가 전부이지만 일본 언론들은 폭스바겐 게이트같은 파장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NHK방송은 특히 닛산이 이 사실을 발견해 통보한 뒤에야 미쓰비시 경영진이 이를 파악하고 시정에 나섰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쓰비시의 부정행위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는 2000년 고객 클레임 1만 건을 숨긴 사실이 내부고발로 폭로돼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2004년에는 인명피해를 낸 트레일러 부품결함을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채 ‘몰래 리콜’을 했다가 또 들통났고, 이 일로 경영진이 대거 체포·기소됐다. 

 

미쓰비시는 엔화 약세와 미국시장 판매 호조로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이 2조1800억엔에 이르는 등 최근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신뢰가 추락하고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미쓰비시의 자정(自淨)은 없었다는 것에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20일 아이카와 사장의 연비조작 발표 뒤 도쿄증시에서 미쓰비시자동차 주가는 15% 이상 폭락, 부정 리콜 파문이 일어난 2004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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