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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뒤엔 이 사람- 이란의 '다크나이트' 솔레이마니

딸기21 2015. 10. 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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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회의. 이란 장성이 시리아 지도를 펼쳐놓고 러시아 관리들에게 경고를 했다. 러시아가 지원해온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위기라는 것이었다. 이 장성은 “하지만 러시아가 도와준다면 승리로 바꿀 수 있다”고 설득했고, 러시아는 시리아 공습에 나섰다. 크렘린을 움직인 사람은 이란의 카셈 솔레이마니 장군이다. 

 

핵 협상이 타결돼 이란 정부가 미국과 축배를 들 때, 물밑에선 ‘아사드 구하기’를 목표로 러시아와 이란의 연대가 시작된 것이었다. 러시아 전투기는 지난달 30일부터 연일 시리아 반정부 진영을 공격하고 있고, 이란 특수부대는 지상에서 아사드를 돕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두 나라의 공조가 몇 달 전부터 준비돼왔던 것이라며 그 핵심에 있는 솔레이마니의 ‘러시아 설득작전’ 내막을 6일 보도했다.


솔레이마니. AP 자료사진

사진 페이스북

군 장성인데 배우 포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몇 달 전 크렘린에 고위급 특사를 보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개입 필요성을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푸틴은 이 특사에게 “오케이, 우리가 개입하겠다. 솔레이마니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솔레이마니가 러시아로 갔고, 아사드 정권이 곧 무너질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서부 항구도시 타르투스에 군사기지를 두고 있다. 지중해의 유일한 러시아군 기지다. 솔레이마니는 아사드가 무너지면 이 기지를 잃게 된다는 점을 집중 공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솔레이마니가 시리아 지도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설명하자 러시아 측이 충격을 받았다. 시리아 정권이 진짜 위기를 맞았음을 느낀 것”이라고 전했다. 내전 4년 반만에 시리아 정부군은 전력이 3분의1로 약화됐으며 현재 아사드 정권의 통제력이 미치는 곳은 전국의 5분의1 뿐이다. 러시아에 충격을 준 솔레이마니는 “아직 모든 카드를 잃은 것은 아니다”라며 공습을 설득했다.


이라크 티크리트에 간 솔레이마니.

이라크 북부 쿠르드 군대 페쉬메르가와 함께 한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내 엘리트 부대 쿠드스의 사령관인 솔레이마니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직접 보고하는 실력자다. 지난 3월 이라크군이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에 맞서 북부 요충지 티크리트 탈환전을 전개할 때 이라크로 가 작전을 돕기도 했다. 당시 미군은 이란의 개입에 불만을 표했으나, 이란의 지원이 없다면 이라크 정부군은 실상 오합지졸이나 다름없다. 솔레이마니는 IS와 싸우는 이라크 쿠르드 군대 ‘페쉬메르가’와도 접촉해왔다. 지난해말 가디언은 “이 사람이 IS의 몰락을 가져올 것인가”라며 그를 IS와의 전쟁에서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는 중동의 어디에나 있다”며 이란의 물밑 영향력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았다.

 

반면 미국은 이라크-시리아에 개입해 전쟁을 더 꼬이게 만드는 ‘위험인물’로 본다. 뉴요커는 “중동의 판도를 바꾸는 그림자 사령관”이라 지칭했다. 아랍 언론 알모니터는 그를 ‘다크나이트(어둠의 기사)’라 불렀다. 쿠드스는 해외작전을 담당하고 있으며 병력은 1만5000명 규모로 추정된다. 미국은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것도 쿠드스라고 본다. 특히 혁명수비대 출신인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권 시절에 쿠드스의 힘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솔레이마니의 방문 뒤 러시아와 이란은 고위급 대화를 갖고 일종의 정치협정을 맺었다. 이란의 영향 하에 있는 이라크 정부와 아사드 측이 참여하는 러시아-이란-이라크-시리아의 연합이 결성됐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아랍국,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국들이 성과 없는 공습을 계속하는 사이에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를 지키고 IS와 싸우면서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도 유지하기 위한 연합을 형성한 셈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시리아 공습 때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인 터키 영공을 침범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물러설 기미가 전혀 없다. 이미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와 라타키아에 수백명 규모의 공습 병력을 들여보냈으며, 지상군 투입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동안 혁명수비대 장교들을 군사자문단 명목으로 시리아에 보냈던 이란도 지난달부터는 일부 병력을 파견했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은 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헤즈볼라도 3000명 가량 들어가 아사드 편에서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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