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시리아에 무기 보내는 러시아, 불편한 미국... 점점 더 꼬이는 내전

딸기21 2015. 9. 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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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난민 사태로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그 시발점은 시리아 내전이죠. 그런데 요즘 러시아 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들어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깊이 개입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전차양륙함 2척과 수송기 여러 대, 수십명 규모 해군 보병부대를 이달 초 시리아에 보냈다고 레바논과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9일 보도했습니다. 러시아군이 라타키아에 공군기지를 짓고 있으며 군인 수백 명을 수용할 만한 주택 건설자재가 반입됐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러시아의 심상찮은 움직임... 공습 나설까


라타키아는 지중해 항구도시로, 시리아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병력은 라타키아 바로 아래 타르투스에 입항했습니다. IS와 싸우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 군이 지상작전 전개할 가능성도 미국은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This satellite image - taken on 4 September 2015 - allegedly shows construction at Latakia's airport /Stratfor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일 러시아가 IS와의 싸움에 직접 나서는 건 ‘시기상조’라면서 선을 그었는데, 그러면서도 지원부대와 무기를 시리아에 보냈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러시아군 전문가들이 시리아인들에게 무기시스템 사용법을 훈련시키고 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에 무기를 공급해왔고, 추가로 또 무기시스템을 들여보낼 예정입니다. 그래서 그에 맞춘 훈련을 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얼마나, 어떤 식으로 개입할지는 불확실하지만 IS 공습을 준비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리아 인권감시단체들은 러시아가 라타키아 지역 공항의 포장도로를 확대하고 있으며, 대형 전투기를 띄울 수 있는 활주로를 건설하는 공사가 확실하다고 전합니다. 제프 데이비스 펜타곤 대변인도 15일 “러시아가 군사기지를 만드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미-러, 시리아 군사개입 놓고 공방


시리아 내전은 원래 아사드 독재정권에 맞선 반정부군의 투쟁으로 시작됐는데, 지금은 IS 대 아사드, 혹은 IS대 국제사회의 싸움이 돼버렸지요. 현재로선 어쨌든 현지에서 IS와 싸우는 주축은 아사드 측이고, 러시아는 아사드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미국과 서방은 그래도 아사드 독재정권을 지원할 수는 없다,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시리아 라타키아 공항에 도착한 러시아 비행기. /AFP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에서 군사 기반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습니다. 백악관과 미 국방부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자 라브로프 장관은 13일 국영TV 와 인터뷰를 하면서 IS와의 싸움에서 시리아 정부군을 배제하는 건 “멍청한 짓”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튿날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CNN에 나와서 “아사드를 지원하는 건 승리를 위한 전략이 아니다”라고 러시아 비판했습니다.

 

'갈등 불사' 러시아의 의도는


일단 미국 쪽에선 러시아의 정확한 의도가 뭔지, 지금 이 시점에 개입을 늘리는 배경이 뭔지를 분석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건, 말 그대로 아사드 숨통을 틔워주고 IS와 싸울 수 있게 돕는 것이겠지요. 러시아가 개입을 해주면 지금까지 이란과 헤즈볼라의 군사적 지원에 의존했던 아사드 정권의 숨통이 트일 수도 있습니다. 앞서 AP통신 등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말 유엔총회에서 시리아 파병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15일 CNN은 러시아가 IS뿐 아니라 자유주의 반군 즉 민주화를 위해 나선 반 아사드 진영까지 공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목적은 IS 퇴치가 아니라 아사드 살리기라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정반대의 해석도 있습니다. 아사드 정권이 근근이 버텨왔으나, IS에 밀려서 지금 붕괴하기 직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리 개입해 시리아를 계속 러시아 영향력 하에 묶어두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의도는 시간이 지나면 차차 분명해지겠지요. 미국이 경고음을 내고는 있지만 버락 오바마 정부는 시리아에 군사개입을 확대할 생각이 없고 IS와의 싸움이 급선무라, 당장 선택할 수 있는 건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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