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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2030년 에이즈 전염병과의 싸움 끝난다”

딸기21 2015. 7. 1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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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와의 싸움’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엔이 2000년부터 ‘밀레니엄개발목표’로 추진해온 에이즈 확산 예방정책이 당초 목표치를 앞당겨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HIV/에이즈에 관한 유엔 합동 프로그램(유엔에이즈)’는 14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보고서를 내고 2000년부터 지금까지 1500만명의 에이즈 감염자를 치료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올해 말까지 이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었으나, 당초 계획보다 반년 이상 앞당겨 목표 수치를 채운 셈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 두번째) 등이 14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제3차 개발 금융 국제회의에서 유엔에이즈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 유엔에이즈

 

유엔에이즈가 이날 공개한 ‘에이즈는 어떻게 모든 것을 바꿨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은 2000년부터 올 3월까지 1500만명의 HIV(인체면역바이러스) 감염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치료를 받게 했다. 


프로그램이 시작될 당시만 해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개발지역에서 적절한 에이즈 치료를 받는 사람은 70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유엔에이즈와 국제사회의 노력 덕에 연간 신규 감염자 수는 2000년에서 2014년 사이에 310만명에서 200만명으로 35% 줄었다. 2000년 수준으로만 치료가 이뤄졌다면 에이즈에 새로 감염된 사람이 지난해 600만명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산된다. 적극적인 대응이 3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을 에이즈로부터 구해낸 셈이다. 에이즈와 관련된 질병으로 숨지는 사람은 연간 160만명에서 지난해 120만명으로 줄었다. 



유엔에이즈는 지금처럼 계속 성과를 거둔다면 2030년에는 에이즈 확산 위기를 종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셸 시디베 유엔에이즈 사무국장은 “15년 전만 해도 모두가 공모하듯 침묵했던 문제였고, 부유한 사람들은 에이즈를 ‘남의 일’로 생각해왔다”며 “그러나 우리는 1500만명을 치료했고 1500만가지의 성공스토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유엔은 특히 에이즈 확산이 보건·의료 이슈일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경제구조를 무너뜨리는 질병이라는 점을 중시해왔다. 실제로 1990년대 이후 에이즈가 확산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에이즈 사망자가 늘면서 노동력 손실이 컸으며,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이른바 ‘에이즈 고아’ 문제가 재정적·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 때문에 유엔은 에이즈 확산을 막는 것이 한 국가나 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사회 구조를 복원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에이즈와의 싸움에서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나라는 에티오피아다. 특히 이 나라는 어린이들의 에이즈 감염을 막는 데에 주력했다. 2000년 에티오피아에서는 3만6000명의 어린이가 에이즈에 걸렸으나 지난해에는 그 수치라 87% 떨어진 4800명으로 줄었다. 어린이들의 에이즈를 막기 위한 항바이러스제 처방은 이 기간 73% 늘었다. 

 

아디스아바바의 엔토토보건센터 매니저로 일하는 아비요트 고다나는 HIV에 감염된 여성이다. 그는 이번 보고서가 공개된 ‘제3차 개발 금융 국제회의’에 나와 “HIV를 안고 살아가는 엄마로써, 내 아이들이 전염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내 두 아이는 모두 에이즈에 걸리지 않았으며 ‘에이즈로부터 자유로운 세대’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의 에이즈 관련 사망자 수는 2005년부터 2014년 사이에 71% 감소했다.

 

짐바브웨도 에이즈 대응에서 성과를 거둔 나라 중 하나다.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이 나라는 1980년만 해도 평균기대수명이 60세 정도였으나 독재체제와 부패·가난에 더해 에이즈가 퍼지면서 2000년 44세로 떨어졌다. 그러나 2013년에는 다시 60세로 기대수명이 올라갔다. 세네갈은 해마다 새로 에이즈에 감염되는 사람 수가 200년 이후 87%, 태국은 71%가 줄었다.



2000년에는 세계 에이즈 신규 감염자 중 52만명이 아이들이었고, 이 아이들은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대부분 숨졌다. 그래서 유엔에이즈는 산모에게서 태아로 바이러스가 전달되는 ‘수직감염’을 막는 데에 우선순위를 뒀다. HIV에 감염된 산모들 중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비율은 2000년~2014년 73% 늘었고 어린이 신규감염은 58% 줄어들었다.

 

유엔은 또 올해 말까지 세계 에이즈 대응 투자액을 연간 220억달러로 늘리려 해왔는데, 이 목표도 예정대로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의 에이즈 치료 투자는 2000년 48억달러에서 지난해 200억달러로 늘었다. 보고서는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총 1870억달러가 에이즈 대응에 쓰인 것으로 추산했다. 유엔은 에이즈에 맞서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사람들과 경제를 살리는 가장 현명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물론 에이즈는 여전히 지구 상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협하는 질병 중 하나다. 통산 1500만명에게 처방과 치료를 했다고 하지만 세계에서 에이즈 치료를 받는 사람의 비율은 전체 감염자 3690만명의 40%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260만명에 이르는 어린이 에이즈 감염자 중 32%만이 항바이러스제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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