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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스튜어트 브랜드, 34세 유대인 사업가에게

딸기21 2015. 6. 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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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여왕’이 이끌던 제국은 유대인 비즈니스맨에게 넘어갔다. 한 시대 미국의 가정들을 풍미했던 마사 스튜어트(73·사진)의 브랜드 ‘마사스튜어트 리빙옴니미디어’가 시퀀셜브랜드그룹에 2억달러(약 2210억원)에 팔렸다고 미국 언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방송, 잡지, 살림용품 등을 망라하는 종합 브랜드였던 스튜어트의 이름은 시퀀셜로 모두 넘어가게 됐다. 부채를 떠안고 주(株)당 프리미엄을 얹어주기로 한 것까지 감안하면 시퀀셜이 리빙옴니미디어에 지불할 돈은 총 3억5300만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2007년 최고점을 찍었을 때 시가총액이 10억달러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브랜드 가치 하락이 확연히 드러난다.


 

‘마사 제국의 몰락’은 10여년전 시작됐다. 2004년 스튜어트가 주식 거래와 관련해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명성에 금이 갔다. 징역 5개월형을 선고받은 스튜어트는 “연방 교도소는 싫다”며 교도소를 ‘골라 들어가는’ 행태를 보였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 스튜어트는 복역 뒤 회장 직에 복귀했으나 명성을 되찾지는 못했다. ‘살림’으로 통칭되는 그의 영역, 즉 요리와 인테리어와 손님 접대 등 집안일의 모든 것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TV 채널과 동영상, 블로그가 넘쳐난 탓이다. 결국 여왕의 제국을 무너뜨린 것은 소셜미디어라는 시대적 흐름이었던 셈이다.

 

마사 스튜어트 브랜드는 계속 유지될 것이고, 스튜어트는 시퀀셜의 ‘최고창조경영자(CCO)’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스튜어트는 “내 에너지 레벨은 여전히 높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브랜드를 통째로 사간 ‘미지의 사업가’에게 쏠려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시퀀셜은 모든 생산부문을 하청 주고 브랜드만 관리하는 라이센싱 회사다. 시퀀셜의 최고경영자(CEO)인 예후다 슈미드먼은 34세의 사업가다. 매주 하루 안식일에는 전화든 e메일이든 문자메시지든, 모든 정보통신기기를 끊을 정도로 독실한 유대인이다. 하지만 아이패드에 유대 문헌을 업로드한 뒤 유대인 공동체에 팔았을만큼 어려서부터 상술이 뛰어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가 CEO가 된 뒤 2년반 동안 시퀀셜은 9건의 대형 거래를 성사시켰다.

 

스튜어트는 위기에 빠진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슈미드먼의 투자를 얻으려 백방으로 노력했고, 특기인 ‘살림술’을 발휘해 거래를 이끌어냈다. 랍비 가정에서 자란 슈미드먼을 위해 유대 율법대로 도축한 ‘코셔’ 고기로 만든 모로코식 만찬을 대접하며 마음을 얻었다고 스튜어트는 전했다. 시퀀셜은 중국 등 신흥시장에 마사 스튜어트 브랜드를 적극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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