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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버스 분리승차’ 논란  

딸기21 2015. 5. 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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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인이 자국민들과 같은 버스를 타는 것을 막기로 했다. 과거 미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분리를 연상케 하는 조치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20일 모셰 야알론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당국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버스 노선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치는 우선 3개월간 시범실시된다. AFP통신은 “이제 이스라엘로 출퇴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인들이 탄 차를 탈 수 없어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고 전했다. 당국은 또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아침저녁 드나드는 검문소들에 대해서도 통제를 강화, 반드시 아침에 통과한 검문소로만 저녁에 다시 나갈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이스라엘로 출퇴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퇴근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하레츠(www.haaretz.com)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에 막혀 봉쇄된 처지나 다름없고, 전력·세금·관개 등 모든 경제활동을 이스라엘이 장악하고 있다. 주민 상당수는 저임금 노동자로 이스라엘에서 일한다. 그런데 최근 몇년 새 이스라엘이 서안에 새로 만든 사마리아 점령지의 유대인 정착민들이 ‘안전 위협’을 들며 팔레스타인인들의 통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국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여, 점령지 유대인들이 타는 버스에 아랍인들이 타지 못하도록 분리하기로 했다. 서안에 불법 유대인 정착촌들을 세운 뒤, 유대인 주민들에게 위협이 된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의 통행마저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야알론 장관은 “아랍인 20명과 유대인 두어명이 한 버스에 탔다고 생각해보라. 안보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위험이 뻔히 보이지 않느냐”며 분리승차를 옹호했다. 극우파 정치인들은 “아랍인들에게 유대인 여성들과 같은 버스에 탈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백인 인종주의자들이 흑백분리를 주장할 때 내세웠던 논리와 판박이처럼 똑같다.

 

팔레스타인측은 물론, 이스라엘 인권단체들도 이번 조치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새 규정이 시행되는 것을 막는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하레츠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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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스라엘 정부는 거센 반발에 부딪쳐 하루 만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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