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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풍자 ‘샤를리 엡도’ 매진 열풍...영국선 이베이에서 80여만원  

딸기21 2015. 1. 1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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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그림을 다시 한 차례 표지에 올린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가 프랑스에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잡지 판매사 측은 이번호 잡지를 추가발행해, 총 500만부로 늘려 공급하기로 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 잡지를 발행하는 MLP 측은 14일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 발행부수를 500만부로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래 이 잡지의 발행부수는 6만부 정도였으나, 테러가 일어난 뒤 처음 발행된 이날자 잡지는 300만부를 찍었다. 이날 파리 시내 판매대에 놓인 잡지는 내용에 대한 관심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시민들의 ‘응원’ 덕에 곳곳에서 매진됐다. 이번호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터키어로 발행됐으며 온라인에서는 여기에 더해 영어, 아랍어, 스페인어판도 발행됐다.


프랑스 파리 서쪽 빌다브레 기차역 앞 신문·잡지판매대에 14일 “샤를리 에브도는 다 팔렸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테러공격 이후 처음으로 발행된 이날자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평소 발행되던 6만부의 50배인 300만부가 발행됐으나 파리 곳곳에서 매진됐다. 잡지 발행사 측은 200만부를 추가인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AP연합뉴스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남서부 글로스터에서도 일라 아게라라는 신문판매인이 이 잡지 100권을 들여다가 팔았다고 보도했다. 54세 여성인 아게라는 “(테러 위협 등으로)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음 세대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가져다 팔았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이 잡지가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500파운드(약 82만원) 이상에 팔리기도 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반면 터키에서는 경찰이 이 잡지 내용을 일부 편집해 실은 신문을 검열했다. 일간 휴리에트에 따르면 경찰은 14일 새벽 세속주의 신문인 줌후리예트의 인쇄소를 급습해 신문 수송차량을 멈춰세우고 40여분 동안 검열을 했다. 줌후리예트는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를 4쪽짜리로 편집한 섹션을 인쇄했는데, 경찰은 이 안에 무함마드를 그린 만평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배포를 허용했다.


무함마드를 다시 표지로 내건 샤를리 에브도 잡지는 이슬람권에서 강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14일 성명을 내고 샤를리 에브도의 새 만평은 무슬림을 모욕해 상처를 주는 도발적인 행위이며 극단주의의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슬람 수니파의 최고 권위 기관인 이집트의 알아즈하르 성원도 만평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앞서 알아즈하르는 만평을 빌미로 잡지사를 공격한 극단주의자들을 비판했었다. 알즈하르는 샤를리 에브도가 또다시 무함마드 만평을 싣자 이를 비판하면서도 무슬림들을 향해 “이 혐오스럽고 바보같은 짓은 무시하라”고 밝혀, 테러 공격의 악순환을 경계했다.


필리핀에서는 무슬림 주민 1500여명이 만평을 규탄하는 시위를 했다.  


테러 당한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 표지에도 ‘무함마드’


‘무함마드는 모든 것을 용서한다.’

 

풍자에 대한 폭력, 그에 대한 반격은 또 다른 풍자였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을 받았던 프랑스 풍자잡지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 뒤 처음으로 발행되는 최신호 표지를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14일자로 발간되는 이 잡지 표지에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가 “나는 샤를리다”라 쓰인 종이를 든 모습이 그려져 있다. 무함마드 위쪽에는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글귀가 쓰여 있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시위대의 구호를 무함마드에게 붙인 것이다. 예언자를 ‘형상화’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이슬람에 다시 도전하면서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기도 하다. 


샤를리 에브도는 평소 3만부 정도 판매됐지만 이번에는 300만부를 찍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진보 신문 리베라시옹은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한 연대의 표시로 샤를리의 이번 호 제작을 도왔다. 샤를리 직원 25명은 리베라시옹이 내준 사무실에서 삼엄한 경비 속에 잡지를 만들었다. 

 

이번 호 표지를 그린 사람은 ‘뤼즈’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레날 뤼지에라는 카투니스트다. 이 잡지의 작가와 기자들은 여전히 테러의 충격에 빠져 있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웃음’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만들었다고 밝혔다. 샤를리의 한 직원은 뉴욕타임스에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이런 상황에서조차 어떻게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였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테러 공격 이틀 뒤부터 리베라시옹 사무실에서 편집회의를 했으며, “최대한 평소처럼” 새 잡지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누엘 발스 총리와 플뢰르 펠르랭 문화부 장관이 이들의 사무실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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