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호주 인질극]IS 관련 가능성은 낮아... ‘자생적 극단주의자’ 소행일 듯  

딸기21 2014. 12. 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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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서 15일 벌어진 카페 인질극은 알카에다나 이라크·시리아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토니 애벗 정부의 무슬림에 대한 공격적인 ‘대테러작전’에 반발한 자생적인 소규모 조직이나 무슬림 청년들의 짓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까지 호주에서 150명 이상이 시리아·이라크로 떠나 IS를 비롯한 극단조직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전사)’가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국·캐나다·미국·일본 등 각국에서 지하디스트 자원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내전을 한창 진행중인 IS가 해외에 지부를 만들었다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 소말리아 알샤바브, 북아프리카 알카에다, 예멘의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 등 기존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최근 세를 키운 IS에 충성서약을 하거나 연대를 선언한 사례들이 있을 뿐이다.


15일 호주 무장경찰이 괴한들의 인질극이 벌어진 시드니 시내 중심가 마틴플레이스의 린트 카페 옆을 지키고 있다. 채널7 화면 캡처/시드니모닝헤럴드smh.com.au


애벗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석달 넘게 ‘호주 사상 최대의’ 대테러작전을 펼쳐 시드니 등지의 무슬림 ‘테러용의자’들을 검거했다. 그러나 IS에 ‘자원할 가능성이 있는’ 청년들을 체포했을 뿐 IS 지부의 존재를 확인하거나 조직원을 검거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오히려 경찰권을 남용했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고 abc방송 등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세계 곳곳 테러조직의 ‘모체’ 격인 알카에다는 지구적인 조직망을 갖춘 거대 조직이라기보다는, 각지의 군소 무장조직들이나 좌절한 무슬림 청년들에게 테러 기법과 자금을 전수하는 네트워크 형식으로 운영됐다.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 2005년 영국 런던 7·7 지하철 연쇄폭탄테러 등이 모두 그런 식으로 일어났다. 범인은 늘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었다. 

 

IS는 시리아 내 알카에다 계열 조직인 ‘알누스라 전선’에서 갈라져 나온 조직이다. 알카에다나 IS와 직접적인 연계가 있는 조직들의 공격은 미국 혹은 미국(미군) 관련 시설이나 다중이 결집하는 시설, 공공기관 등에 집중돼 왔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000년대 중반 수차례 테러를 일으킨 ‘자마아 이슬라미아(JI)’는 알카에다 계열 조직이었는데, 최소 수백명 이상이 모이는 초대형 호텔이나 호텔 나이트클럽 등 ‘서구문화’를 상징하는 곳을 노렸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아프리카의 모로코와 케냐 등지에서 일어난 테러 역시 미 대사관이나 공공기관 시설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지난해 벌어진 소말리아 알샤바브의 케냐 나이로비 공격은 초대형 쇼핑몰에서 일어났는데, 유대인이 소유한 건물이었다. 반면 이번 사건은 도심 금융가에서 일어났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상징성’이 보이지 않는다. 범인들이 인질 중 1명을 유리창 앞에 세워놓고 깃발을 들고 있게 세운 것도 ‘아마추어적인 범행’임을 추정케 하는 요인이다.

 

무장 괴한들은 최소 2명이며, 총기를 들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건이 일어난 카페 바로 옆에 사무실이 있는 지역방송 채널7에는 괴한과 인질들의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뒤 아직까지 사상자는 없으며, 총성이 있었는지조차 불확실하다. 사건 발생 6시간 만에 인질 3명이 카페 옆문으로 탈출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 등은 IS를 지지하는 현지 극단주의자들의 자생적인 공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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