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호주 인질극]범인들이 카페에 내건 '깃발'은 뭐기에

딸기21 2014. 12. 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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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의 금융중심가 마틴 플레이스에 있는 린트라는 카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보이는 괴한이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괴한은 인질을 시켜, 카페 유리창에 검은 깃발을 들어 보이게 했다. 이 깃발은 범인들의 정체를 파악하게 해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이라크·시리아에서 잔혹행위를 일삼고 있는 ‘이슬람국가(IS)’ 외에도 세계 곳곳에 여러 극단주의 무장조직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기 다른 깃발과 상징물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틴플레이스의 카페에 내걸린 깃발은 위에 보이는 것으로, 검은 바탕에 아랍어 고서체 글씨가 쓰인 것이다. 통칭 ‘블랙 스탠더드’라 불리는 이 깃발은 여러 나라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사용한다. 호주에 지부를 둔 ‘히즈붓 타흐리르(해방당)’이라는 조직도 이 깃발을 쓴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보도했다. 



위의 깃발은 악명 높은 IS의 공식 깃발이다. 마틴플레이스 인질범들이 내건 깃발과는 확실히 구분된다. IS에 충성을 서약하거나 연계를 선언한 북아프리카 알카에다 연계 조직들, 소말리아 알카에다 계열 조직 ‘알샤바브’ 등도 최근 모두 이 깃발로 바꿨다.


인질범이 쓴 것과 거의 흡사한 위 깃발은 시리아 내전에 가담한 알카에다 계열 극단조직 ‘알누스라전선’이 쓰는 것이다. IS는 알누스라에서 갈라져 나온 조직이다. 미군은 지난 9월 시리아 IS 거점들을 공격하면서, 최대 도시 알레포 부근에 있는 알누스라 기지도 함께 폭격했다.

하지만 이번 인질극을 저지른 무장 괴한이 “IS의 깃발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범인이 알누스라 계열이거나 IS 조직원일 가능성은 낮으며 IS를 추종하는 호주 태생의 ‘자생적 극단주의자’일 가능성이 높다.



위의 깃발은 알누스라 깃발과 모양은 같지만 배경과 글씨 색깔이 반대로 돼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1996~2001년 장악했던 탈레반의 깃발이다. 


이 깃발들에 써 있는 문구는 특별한 것은 아니다. 무슬림들이 누구나 외우는 코란의 첫 장, ‘샤하다’라 불리는 ‘신앙고백’일 뿐이다. 내용은 “알라 외에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신의 예언자이다”라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기(아래)에도 같은 문구가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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