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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타나 세르티치 - 공룡시대 살았던 ‘개만한 쥐’ 두개골 복원  

딸기21 2014. 11. 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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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아프리카 동쪽에 있는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어류 화석을 찾던 미국 고생물학자들이 화석 무더기를 발견했다. 그 속에는 보존 상태가 좋은 포유류의 두개골도 있었다. 6600만년~7000만년 전 중생대, 공룡들이 지구의 주인이던 시기에 살았던 포유류였다. 화석을 미국으로 가져간 과학자들은 컴퓨터단층(CT)촬영과 수년에 걸친 복원작업을 통해 이 머리의 주인이 뉴트리아처럼 생긴 초창기 설치류임을 밝혀냈다.

화석을 발굴한 롱아일랜드 스토니브룩대의 데이비드 크라우즈 박사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의 발견”이라며 5일자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화석에는 ‘빈타나 세르티치(Vintana sertichi)’라는 이름이 붙었다. ‘빈타나’는 마다가스카르 말로 ‘행운’을 뜻하고, ‘세르티치’는 화석을 찾아낸 당시 대학원생의 이름이다.


미국 스토니브룩대 연구팀이 복원한 중생대 설치류 동물 ‘빈타나 세르티치’의 두개골 화석과, 이를 통해 만들어본 빈타나의 모습. 사진 스토니브룩대


빈타나 세르티치가 공룡시대 마다가스카르 섬에 살고 있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네이처


이 설치류가 눈길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 크기가 크기 때문이다. 두개골 길이만 12cm다. 아마도 생전의 이 설치류는 몸무게가 9kg 가량, 몸길이는 51~61cm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CT촬영으로 확인한 치아의 구조로 미뤄 채식동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크기의 공룡시대 포유류가 남반구에서 발견된 적은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파충류 세상에서 힘겹게 살았던 포유류들이 대부분 쥐만큼 작은 크기였을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빈타나가 나옴으로써 포유류 진화 연구가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반구에서 지금까지 발굴된 공룡시대 포유류 화석은 아르헨티나에서 나온 2점이 거의 전부이며 크기도 작았다. 


지질학자들은 수억년 전 지구가 북쪽의 라우라시아와 남쪽의 곤드와나 두 대륙으로 돼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라우라시아는 오늘날의 북반구 대륙들, 곤드와나는 남반구 대륙들로 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곤드와나에 속했던 지역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시대 포유류들과 비교할 때 빈타나는 크기가 거의 2배가 된다.


2억년 전 지구의 지각판.


빈타나가 오늘날의 어떤 포유류와 이어져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겉모습은 다람쥐과 동물인 미국·유럽의 마못과 비슷하지만 크라우즈 박사는 “현존하는 동물 중에는 빈타나의 후손이 없는 것같다”고 밝혔다. 빈타나는 어떤 이유에서인가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처 논평에서 오클라호마주립대의 해부학자 앤 웨일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초창기 포유류의 형태가 놀랄만큼 다양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카고대 고생물학자 저시뤄는 뉴욕타임스에 “빈타나는 지각판과 생물지리학이 동물의 진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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