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이스라엘과 세계에 보내는 투투 대주교의 호소

딸기21 2014. 8. 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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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하렛츠에 독점 기고한 글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세계적 불매 운동과 더불어 성지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들이 자신의 지도자를 넘어서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Aug. 14, 2014 | 9:56 PM
 

기고문 원본은
http://www.haaretz.com/opinion/1.610687
아바즈 커뮤니티가 번역했습니다.

[데스몬드 투투 기고]

이스라엘인을 향한 호소 : 팔레스타인 해방을 통해 자유로워지십시오

지난 몇 주간 전세계 시민 사회 구성원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자비하고 불공정한 미사일 폭격을 규탄하는 전례 없는 움직임을 가졌습니다.

이 기간 동안 케이프타운, 워싱턴, 뉴욕, 뉴델리, 런던, 더블린, 시드니 등 많은 도시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정의를 요구한 사람들의 수를 종합해보면, 이번 움직임은
전세계 시민들이 한 가지 이슈를 위해 모여 항의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것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5년 전, 저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분리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었습니다. 그 정도 규모의 시위를 다시 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나 지난 토요일 케이프 타운에서 그와 견줄 만 한, 아니 어쩌면 더 큰 규모의 시위를 보았습니다. 여기서 저는 활기차고 포용력 있는 다문화 국가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바로 시위자들이 젊은이와 노인, 무슬림, 기독교인, 유태인, 힌두교인, 불교도, 불가지론자, 무신론자, 흑인과 백인 등 다양한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함께 외쳐 달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부당한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을 반대한다. 우리는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차별 살상에 대해 반대한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검문소와 바리케이트에서 자행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치욕적 행위를 반대한다. 우리는 모든 분쟁 당사자가 저지르는 폭력에 대해 반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유태인에 대해 저항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주 초에 저는 남아공에서 개최된 국제 건축가 연맹(International Union of Architects) 총회에서 이스라엘의 자격 정지를 요청했습니다. 저는 총회에 참석한 이스라엘 형제자매들에게 이 불의한 사태를 지속 시키는 분리 장벽, 보안검문검색소와 불법점거한 팔레스타인땅에 설치되는 정착촌 건설 등의 인프라를 설계하고 건설하는 작업에 적극 가담하지 말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 메시지를 집으로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모든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정의를 누릴 수 있도록 비폭력 운동에 동참하시고 폭력과 증오에 저항하는 파도를 일으키십시오”라고 저는 말했습니다.

건축가들이여, 분리장벽 건설을 보이콧하라

지난 몇 주 동안 전세계 1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점령으로부터 이익을 취하고 팔레스타인 억압과 관련있다고 의심 받는 기업의 철수를 요청하는 아바즈 캠페인에 서명하였습니다. 이 캠패인은 네덜란드 연금기금인 ABP, 바클레이즈(Barclays) 은행, 보안장비 제공업체 G4S, 프랑스계 운송회사인 베올리아(Veolia), 컴퓨터 제조사인 휴렛팩커드와 불도저 공급사인 캐터필러(Caterpillar) 를 특별히 지목하였습니다.

지난 달, 유럽연합 17개국은 자국민들에게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에서 사업을 하거나 그와 관련된 투자를 피하도록 촉구했습니다. 최근 네덜란드 연금기금( PGGM)은 이스라엘 은행들로부터 수 천만 유로를 회수했으며,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G4S로부터 투자를 철회했고, 미국 장로교회연합회는 HP, 모토롤라 솔루션(Motorola Solutions), 그리고 캐터필러로부터 약 2천1백만 달러 상당의 투자금을 회수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점차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폭력은 더 많은 폭력과 증오를 낳을 뿐입니다. 우리 남아공 사람들은 폭력과 증오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 생각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세상으로부터 동물원 원숭이 취급을 당하고, 이해 받지 못하는 고통을 압니다. 우리가 과거에 그랬으니까요.

지도자들 간의 대화가 결국 우리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왔는지도 압니다. 넬슨 만델라를 비롯하여, 테러리스트 단체라고 지목된 기관과 그들의 지도자가 석방되었고, 추방과 망명에서 풀려났습니다.

지도자들이 대화를 시작할 때, 폭력의 근원이 사라진다

지도자들이 대화를 시작할 때, 사회를 망가뜨린 폭력의 근원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도자들 간의 대회가 시작하고 나서도 교회와 술집을 공격하는 등의 테러 행위가 있었지만 전세계적인 비난을 받았고, 책임이 있는 단체는 투표에서 외면 당했습니다.

흑인과 백인이 처음으로 함께 선거를 치렀을 때 흑인만 기쁨을 느낀 것은 아니었습니다. 평화적 분쟁 해결의 진정한 승리는 모든 사람들이 소속감을 느꼈을 때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하나님께서 자랑스러워 하실 만한 포용력 있고, 이타적이며 동시에 포괄적인 헌법을 발표했을 때 우리 모두는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우리에게 특별한 지도자들이 있었다는 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도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인 것은 남아공을 경제적, 학문적, 문화적, 심리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설득력 있고 비폭력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어느 시점, 즉 전환점에 이르자 정부는 인종차별주의를 유지하는 것이 사실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다국적 기업들이 남아공에서 양심적으로 철수한 사건은 인종분리 정책을 실행하고 있던 국가를 유혈 사태 없이 굴복 시킨 궁극적인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남아공 경제에 기여하면 불평등한 상황을 지속 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았습니다. 이스라엘과 사업을 지속해서 이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느끼게 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심히 부당한 현 상황이 지속되도록 기여하는 셈입니다.

이스라엘을 일시적으로 격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이 동등하게 존중과 평화를 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궁극적으로 지난 몇 달 동안 가자에서 일어난 일들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믿는 사람들에게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가자 지구는 인류 보편적 가치의 시험대

정치인들과 외교관들이 방안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으며, 성지의 위기에 대한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도출해내는 책임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시민 사회에 있습니다. 최근 황폐화 된 가자 지구 이외에도, 이스라엘과 전세계의 양심적인 사람들은 인간의 존엄성이 일상적으로 훼손 되고, 검문과 도로 봉쇄로 이동의 자유를 박탈 당한 팔레스타인인의 모습을 보고 심히 불편해 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법 점령을 비롯한 완충지(Buffer zone)를 만들기 위한 정착촌 건설과 같은 이스라엘 정책은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합의 도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갈등을 지속하는 한, 국민들 또한 당연히 보장 받아야 하는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저는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로켓 공격을 자행한 팔레스타인인을 비난했습니다. 이들은 증오의 불길을 부채질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반대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존과 자유를 위해 투쟁할 모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명백히 해야 합니다. 그 투쟁은 전세계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극복하고자 갈망하며 지혜를 모을 때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얻고자 한다면 이루지 못할 평화는 없습니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시민 모두, 서로가 인간의 동등한 존엄성을 가진 존재임을 자각하고 상호 보완적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미사일, 폭탄 그리고 욕설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군사적인 해결 방안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1980년대 남아공에서 국가 정책의 개혁을 유도하기 위해 비폭력적으로 진행된 방법들로부터 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불매운동, 무역제재, 투자 철수라는 방법은 국내외적으로 상당히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 궁극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지난 몇 주간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태에 관해서 이러한 지원을 목격하였습니다.

저는 이스라엘 국민들이 지금 이 순간을 넘어서, 또 끊임없이 공격 받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대한 분노를 뛰어넘어서 세상을 봐주시기를 호소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할 수 있는 상호 존엄과 존경이 가득한 세상을 말입니다.

1980년대 남아공을 구한 보이콧과 제재, 이제는 이스라엘을 향해야

이를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미래 세대를 폭력과 불안으로 이끄는 저주임을 깨닫는 인식의 전환이! 국가 정책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유대교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하고 있는 그릇된 인식에 대한 깨달음이! 가정에서 시작하여 지역사회와 국가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사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 디아스포라(diaspora)로 뻗어나가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단 하나의 세상에서 말입니다!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뭉친 사람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신께서는 우리의 고난과 차이를 풀어나가면서 성장하고 배우게 되기를 바라고 계시기에 인간사에 관여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신은 잠들어 있지 않습니다. 유대교 경전이 우리에게 이르길 신은 약자, 박탈 당한 자, 고아와 과부, 추방지에서 약속된 땅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예를 해방한 외국인의 편에 서신다고 했습니다. 예언자 아모스(Amost)는 우리가 정의를 강처럼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선의는 결국 이깁니다. 이스라엘의 정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멸시하고 박해 하는 것이며, 이에 대해 자유를 추구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요구는 정당합니다. 그것이 이스라엘 인들이 팔레스타인 인들을 지지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넬슨 만델라는 일찌기 팔레스타인이 자유로워질 때까지 남아프리카는 해방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는 명언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만델라는 팔레스타인의 해방이 이스라엘 또한 자유롭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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