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미국 기자 살해한 IS 범인은 ‘영국인’  

딸기21 2014. 8. 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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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이라크 일부 지역을 장악한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IS의 잔혹함이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 범행을 저지른 동영상 속의 IS 무장조직원이 영국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서방은 더욱 큰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필립 해먼드 영국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제임스 폴리(40)를 참수하는 범행을 저지른 인물이 영국인 극단주의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날 IS가 온라인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이 남성은 복면을 쓰고 사막 가운데에 폴리를 꿇어앉힌 뒤 범행을 저질렀다. 동영상이 공개된 뒤 영국 언론들은 범인의 억양으로 보아 영국 출신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 외무장관 "범인은 영국인 극단주의자"


휴가중이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곧바로 런던의 관저로 돌아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캐머런은 “(영국인의 범행임이) 사실이라면 충격적이고 구역질나는 일”이라며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 무장조직원이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왼쪽)를 살해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19일 공개했다. 화면 속의 복면한 무장조직원은 영국 출신으로 드러났다. 사진 ABC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범인은 IS의 본부가 있는 시리아 북부 도시 라카에서 서방 인질들을 관리하면서 몸값 협상 등을 맡고 있는 영국 출신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전사)다. 자세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IS에 붙잡혔다 풀려난 인질들은 이 인물이 ‘교도관 존(Jailer John)’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영국인이라고 전했다. 


‘존’은 영국 출신 지하디스트 2명과 함께 3인조로 움직이는데, 영국인이라는 이유에서 이들이 ‘비틀스’라는 또 다른 별명을 얻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존’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서방국들을 상대로 한 인질 석방협상에 관여하는 핵심인물로 알려졌다.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들은 ‘존’의 신원을 알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점점 늘어나는 '외국인 지하디스트'


이미 지난해 초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기 시작할 때부터 유럽국들과 호주·뉴질랜드 등은 시리아 반군 ‘자원병’들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해왔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때 알카에다나 탈레반에 합류한 이들이 주로 이슬람권 국가들의 젊은이였던 것과 달리, 시리아 내전에는 무슬림으로 개종한 영국·호주 등의 젊은이들의 참전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시리아 내전에서 벌어진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의 분쟁 여파로 시드니와 캔버라 등 대도시에서 무슬림들 간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최근 호주 출신 지하디스트의 어린 아들이 참수한 시신 일부를 들고 있는 장면이 공개돼 호주 전역이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영국 전문가들은 IS에 들어간 서구 출신 지하디스트들이 단순 자원병을 넘어서 점점 ‘고위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과거 이라크 알카에다 등이 비슷한 범행을 저지를 때에도, 외부에 공개하는 동영상에는 고위급 조직원들이 나서는 게 그들의 관행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영국인 지하디스트가 미국인 피랍자를 살해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은 서방에 안길 충격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IS를 비롯해 시리아 내전에 뛰어든 이슬람 극단조직에 자원한 ‘외국인 전사’들의 수는 수만 명 규모에 이른다. 보스니아·체첸의 무슬림을 비롯해 아랍국들 출신이 많지만,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포함해 수십개국 출신이 지하디스트가 돼 싸우고 있다. 서방 출신 지하디스트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호주 정부는 올 1월까지 200명 가량이 시리아로 향한 것으로 추산했다. 벨기에 정부는 350명이 시리아 내전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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