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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방문... 교황청도 '피봇 투 아시아'?

딸기21 2014. 8. 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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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톨릭도 ‘피봇 투 아시아(아시아로의 축 이동)’를 하려는 것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에 이어 내년 초 필리핀, 스리랑카를 방문한다. 서방 언론들은 전통적으로 가톨릭이 강세인 유럽과 남미 대신, 교황이 아시아 대륙에 관심을 쏟고 있다며, 교황의 아시아 연쇄 방문의 배경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냈다.

 

교황이 즉위한 뒤 1년 반 가까이 지났지만, 교황이 이탈리아 밖으로 나간 것은 지난해 7월 브라질 세계가톨릭청년대회 방문과 지난 5월 2박3일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방문 등 2번 뿐이었다. 한국 방문에 이어 교황은 다음달 동유럽의 알바니아를 찾을 계획이고, 내년 1월에는 필리핀과 스리랑카를 방문한다. 13억명에 이르는 세계 가톨릭인구 중 아시아인이 3%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시아에 이례적으로 힘을 쏟는 셈이다. 교황이 아시아에 오는 것은 1999년 요한바오로2세의 인도네시아 방문 이후 처음이다.



아시아에 교황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가톨릭의 신자 확장세와 관련이 있다. 교황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가톨릭인구에서 아시아인 비중은 매우 낮지만, 올들어 세례를 받은 사람의 수는 유럽보다 아시아가 더 많다. 유럽과 남미 각국에서 가톨릭 신자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아시아에서는 가톨릭의 ‘젊은피’들이 계속 수혈되고 있다.

 

교황은 한국에서 아시아 지역 주교 90여명을 만난다. 바티칸 관료주의 체제의 밖에 머물러온 아시아 고위 성직자들을 다독이는 자리다. 가톨릭잡지 아시아뉴스 편집장인 베르나르도 세르베예라 신부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아시아는 (가톨릭의) 미래를 담은 대륙이고, 교황은 이 대륙의 가톨릭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심지어 교황이 가톨릭신자가 국민의 0.5%밖에 안 되는 일본 방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이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아시아권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교황청의 중국 주교 임명을 거부한 채 자체적으로 주교를 임명하도록 해왔고, 가톨릭 신자들을 탄압해 바티칸과 관계가 매우 나빴다. 양측은 60년 가까이 공식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뒤 미미하나마 훈풍이 불고 있다. 교황은 지난해 3월 즉위 뒤, 자신보다 일주일 앞서 취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시 주석은 중국 내 가톨릭 문제에 대해 바티칸과 이견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고맙다는 답신을 교황에게 보냈다. 중국에는 1200만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이들 상당수는 지하교회에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5월에도 저장성 원저우의 교회 60곳을 폐쇄했다.

 

중국과 바티칸은 2010년 이후 중단됐던 ‘관계 정상화’ 논의를 지난 6월 재개했다. 이번에 교황을 태우고 한국에 온 비행기는 러시아와 중국 영공을 지났다. 요한바오로2세가 1980년대 방한했을 때에는 중국 영공도 지나지 않았다. 가톨릭뉴스서비스(CNS)는 “만일 교황의 중국 방문이 이뤄진다면 역사적인 사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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