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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재 이스라엘 대사 “이스라엘군은 노벨평화상 받아야”... 유엔은 "전쟁범죄 가능성"

딸기21 2014. 7. 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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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 가자지구에서 놀라운 자제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 보름 남짓한 기간에 팔레스타인 사람들 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이스라엘군이 높은 ‘자제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 론 더머가 한 소리다. 이스라엘 온라인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난 22일 더머가 워싱턴에서 열린 ‘이스라엘을 위한 기독교 연합회’ 모임에서 이런 주장을 했다고 폭로했다.


더머는 이 자리에서 “어떤 이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종족말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스라엘을) 전쟁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진실은 이스라엘군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상을 넘어서는 자제력을 가지고 싸우고 있는 데 대해 노벨평화상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외교장관도 “이스라엘군은 세계에서 가장 인도주의적이고 용감한 군대”라고 주장한 바 있다. 더머는 이란을 ‘거대한 악’으로 몰아붙이면서 유엔과 인권단체들이 이스라엘을 향한 하마스의 공격만 편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 론 더머. 사진 timesofisrael.com


더머는 2차 세계대전 때 영국군은 독일을 ‘융단폭격’하기도 했다면서 “이스라엘이 세계 어느 나라도 보여준 적 없는 자제력을 가지고 행동하는 데도 이스라엘을 비판한다면 나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을 살리기 위해서 죽어가는 이 시점에 내 나라를 비판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군대도 이스라엘군처럼 죄 없는 이들을 보호하는 데에 신경쓴 적이 없다면서 이스라엘군이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더머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프로텍티브 에지’ 작전을 옹호하는 연설을 하는 사이 몇 차례 야유가 나오긴 했으나, 청중들은 대체로 ‘열정적이고 따뜻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더머의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조사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인권이사회는 결의안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인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인권침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이 제안한 결의안에는 46개 이사국 중 29개국이 찬성했다. 한국과 유럽국들을 포함한 17개국은 기권했고, 미국은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민간인 공격이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레이 대표는 가자지구 바닷가에서 놀다가 희생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언급하면서 “인도주의를 규정한 국제법 상 전쟁범죄에 해당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지난 15일 가자시티 부근 바닷가에서 축구를 하던 팔레스타인 어린이 4명은 이스라엘 군함의 포격에 목숨을 잃었다. 필레이 대표는 하마스도 이스라엘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로켓 공격을 하고 있다며 이 또한 전쟁범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출신의 강경화 유엔 인권기구 부대표 겸 인도주의·긴급구호업무조정관은 이날 회의에서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의료센터 5곳을 비롯해 팔레스타인의 의료시설 중 최소한 18곳이 공습과 포격으로 군사작전 초반에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랜스 바톨로뮤즈 UNRWA 법무담당관은 지난 22일까지 11만8000명이 난민이 돼 대피소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인권이사회 결의가 “우스꽝스럽다”고 비난했다.  


공격이 시작된 지 17일째인 24일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는 775명으로 늘었다. 이스라엘은 이날도 가자 남동부의 인구 밀집지역인 칸유니스 등을 집중 폭격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팔 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중재 노력이 계속됐지만 휴전협상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카타르에 체류 중인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공식 발언을 하면서 “이스라엘이 가자 봉쇄를 해제하지 않는다면 휴전에 합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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