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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통령에 극우 강경파 레우벤 리블린 선출  

딸기21 2014. 6. 1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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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상징적 국가수반인 대통령에 극우 강경파인 레우벤 리블린(74·사진)이 선출됐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10일 집권 리쿠드당 소속의 리블린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고 하레츠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루비’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리블린은 2007년에도 대통령직에 도전했으나 노동당 출신 유명 정치인인 시몬 페레스에게 1차 투표에서 패한 뒤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페레스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자 이번에 다시 출마, 의회 내 투표에서 중도파 정치인 메이르 쉬트리트를 누르고 당선됐다. 



리블린은 결선투표를 거쳐 당선이 확정된 뒤 채널2 라디오에 출연, “내 진정한 벗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당초 그의 대선 출마에 반대했던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리블린은 다음달 24일 페레스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제 10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페레스가 1993년 이츠하크 라빈 당시 총리와 함께 팔레스타인과의 ‘오슬로 평화협정’을 이뤄낸 대표적인 비둘기파였던 것과 달리, 리블린은 리쿠드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극우파 정치인이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1988년 의회에 처음 진출한 뒤 그 해부터 1993년까지 리쿠드당 대표를 지냈다. 통신장관을 거쳐 2003년부터는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국회의장을 하는 동안 그는 의회 내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는 전통을 무시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초강경 정책을 주장했다. 당시 아리엘 샤론 총리가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 세운 정착촌(유대인 점령촌)들을 철수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앞장서서 맹비난했고, 아하론 바라크 대법원장과 공개적으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2010년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개의 국가를 인정함으로써 이스라엘이 두 나라로 갈리는 꼴을 보기보다는 차라리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스라엘 국민으로 만드는 편이 낫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두 국가 해법’은 오슬로협정 때부터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아온 중동분쟁의 해법인데 이를 부인한 것이다. AFP통신은 “그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에 반대한다는 걸 한 번도 부인한 적이 없는 인물”이라고 보도했고, 하레츠는 “정착촌 건설을 맹렬히 지지해온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런 극우 행보를 일삼아온 인물이 대통령직에 오르게 됐다는 사실은 이스라엘 정치권 내의 대(對) 팔레스타인 강경분위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많다. 이스라엘은 2008년 말~2009년 초의 가자 침공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됐고, 최근에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도 거리가 멀어졌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가 “미국과의 관계는 사상 최악”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애를 썼으나, 이스라엘은 국제적인 비판을 무시한 채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 마을들을 잇따라 만들어 분란에 기름을 부었다.

 

평화협상이 궤도에 오르지 않자 팔레스타인의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대통령은 무장정치조직 하마스와 이달 초 통합정부를 구성했다. 하마스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해온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정부는 압바스의 조치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으며, 향후 세워질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가 될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을 추가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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