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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됐다 탈출한 나이지리아 여학생 “그래도 학교는 가야 한다”  

딸기21 2014. 5. 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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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라완은 나이지리아 치복의 학교에서 과학을 공부하던 19세 여학생이다. 라완은 지난달 학교에 가다가 무장한 남성들에게 납치됐다. 세계의 지탄을 받고 있는 이슬람 극단조직 ‘보코하람’에 납치된 300여명의 여학생 중 한 명이 된 것이다. 

 

다행히 라완은 인신매매되거나 노예로 전락할 위험에서 벗어나 탈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불에 타버린 학교를 보면서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라완은 10일 AP통신 전화인터뷰에서 “납치됐을 때에는 말하기 힘들 정도로 두려웠다”면서 “다시 학교에 간다는 생각만 해도 그들이 떠올라 괴롭다”고 말했다. 


"두려워도 학교로 돌아갈 것"

 

그러면서도 라완은 “정말 두렵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말시험도 치러야 하고, 공부를 중간에 그만둘 수는 없다.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는 “도망칠 용기를 내지 못해 아직도 잡혀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딸을 찾아다니는 그 부모들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털어놨다. 라완은 또 정부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여학생들을 빨리 구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자지라 화면캡쳐 aljazeera.com


라완처럼 보코하람에 억류됐다가 탈출했거나 경찰의 도움으로 구출된 소녀 몇 명은 10일 가족들, 동료 학생들과 함께 피랍 상황을 증언하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라완이 다녔던 치복 주립여자중학교 학생들은 “그들은 학교에 불을 지르고, 우리를 차에 나눠 태운 뒤 끌고 갔다”며 “신발이 없거나 머리쓰개를 쓰지 않은 학생들은 집으로 보내 쓰고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소녀는 “모르는 곳으로 팔려가느니 차라리 죽임을 당하는 편이 나을 거라고 친구들과 이야기했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팔려나갈 위험에서 간신히 돌아온 여학생들은 지난 5일에는 보르노 주 정부 관리들을 만나 구출 대책을 호소하기도 했다. 납치된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한 어머니는 “내 아이가 밥을 먹고 있는지, 마루라도 깔린 곳에서 자는지 알수 없다”며 애통해했다. 


인권단체들 "유엔 안보리가 보코하람 제재해 달라"

 

나이지리아 정부는 외부의 도움을 거절하다가 뒤늦게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스페인 등의 인질사건 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을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여학생들이 이웃한 차드나 카메룬 등지로 팔려나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10일 이를 부인하면서 “아직 여학생들은 국내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차드와 카메룬 정부쪽에도 만일에 대비해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더이상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코하람에 대한 제재를 내려달라고 청원했다. 청원을 낸 ‘사회경제적 권리와 책임성 프로젝트’의 아데토쿤보 무무니 사무국장은 “(안보리가)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보코하람의 엽기적인 여학생 집단납치는 전세계에서 거센 비난을 불러왔다.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로 총탄을 맞았던 파키스탄 출신의 말랄라 유사프자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은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뷰 등을 통해 “소녀들을 돌려달라(Bring Back Our Girls)”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미국 애틀랜타와 뉴욕, 캐나다 터론토 등에서 여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Bring Back Our Girls | Facebook



이슬람권에서도 극단주의자들의 엽기적인 소행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그랜드 무프티(이슬람 최고재판관) 셰이크 압둘아지즈 알셰이크는 보코하람의 행위는 “이슬람의 가르침을 잘못 받아들인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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