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델리가 베이징보다 더 오염?” 인도 정부 ‘발끈’

딸기21 2014. 5. 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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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도시는 어디일까.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서 인도의 델리가 ‘세계 최악 대기오염 도시’로 나타나자, 인도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WHO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91개국 1600여개 도시의 오염 정도를 평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22008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대기오염 정도를 조사한 결과 세계의 공기 질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도의 델리는 입자 크기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 2.5)의 농도가 평균 153을 기록해 조사대상 도시 중 오염이 가장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델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대기오염의 대명사처럼 돼있는 중국 베이징의 56보다도 3배 가까이 높았다. 영국 런던과 비교하면 10배나 오염이 심했다. 입자의 크기가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의 농도도 연평균 300에 육박했다.


인도 측은 이 보고서에 반발하고 있다. WHO는 델리의 주거지역 등 5개소에서 2010~2013년 사이에 측정된 자료를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으나, 인도 당국은 이 수치에 ‘편견’이 들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영 대기질예보연구시스템(SAFAR)의 구프란 베이그는 AFP통신에 “우리는 델리에 관한 편견 없는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델리 전역의 10개 측정소를 통해 편중되지 않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그는 또 중국의 대기질이 ‘과대평가’됐다면서, 중국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중국 당국은 오염과 관련된 정보를 좀더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면서 “베이징의 미국 대사관이 2011년부터 올해까지 측정한 데이터를 우리가 연구하고 있으니, 이 자료를 이용하면 좀더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입자의 크기가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의 농도. 그래픽에는 델리가 가장 높게 돼 있지만 PM10의 경우는 델리보다 높은 도시도 많다고. 다만 PM2.5는 델리가 최악. 그래픽/WHO


WHO는 보고서에서 세계 여러 지역 주요 도시의 오염 정도를 그래픽으로 표시했지만, 사실 이 보고서는 도시별 대기오염 순위를 매긴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각 대륙·지역의 고소득 지역과 저소득 지역의 ‘대기 질 격차’에 주목하면서 저소득 지역 주민들의 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델리의 NDTV는 “지난해 세계은행 보고서에서도 인도의 대기 질은 132개국 중 126위로 최하위권이었는데 정부 지원을 받는 과학자들만 이를 부인했다”며 당국의 ‘자존심 싸움’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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