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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아사드 승리로 향하나... 반정부군, ‘혁명 수도’ 홈스마저 포기

딸기21 2014. 5. 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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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8일, 시리아 중부 홈스를 장악한 반정부군은 이곳을 ‘혁명의 수도’로 선언했다. 홈스주의 주도이자 3번째로 큰 도시인 홈스를 점령한 것은 그 해 3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맞선 내전이 시작된 이래 반정부군이 거둔 최대의 성과였다. 하지만 지난해 중반 이후 전세는 바뀌었고, 정부군은 어느 새 전국의 대부분을 다시 장악했다.

 

시리아 내전이 아사드 정권의 승리로 귀결되는 것일까. 정부군에 밀려 거점 도시들을 빼앗긴 반정부군이 결국 7일 홈스마저 포기한 채 탈출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반정부활동가들을 인용해, 2년여의 봉쇄 속에 전투력을 거의 잃은 반정부군 병사들과 민간인 1900명 가량이 홈스에서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반정부군 병사들은 혁명기지로 삼았던 홈스 경찰본부 등을 떠나 정부군이 내준 버스를 타고 북부의 탈비세나 다르알카비라 같은 소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반정부군 병사들 중 600명은 부상을 입었고 나머지도 기력이 소진된 상태이며, 민간인들도 반정부군에 섞여 도망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홈스는 2000년 역사를 지닌 고도이자 아사드 정권에 맞선 반정부군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다. 반정부군은 홈스를 점령한 뒤 이곳을 거점삼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까지 진격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지원이 없이 정규군에 맞서기는 역부족이었다. 내전 초기 반정부군에 밀리던 정부군은 전열을 가다듬은 뒤 반격에 나섰고 근 2년간 홈스를 에워싸고 고사작전에 들어갔다. 정부군의 봉쇄 속에 무기는커녕 의약품과 식량마저 끊겼다.

 

주민들과 함께 옥쇄할 처지에 놓인 홈스의 반정부 진영은 이란의 중재 속에 정부와 협상을 했고, 최소한의 안전보장과 함께 홈스에서 떠나는 길을 택했다. 정부군은 도망치는 반정부군 병사들을 공격하지 않는 대신, 소지품 가방 한 개와 라이플 한 정씩만 들고 나갈수 있게 했다. 버스 당 로켓추진수류탄(RPG) 발사장치 한 개, 기관총 1정을 싣는 것은 허용했다. 반정부군은 목숨을 구하는 대가로 사실상 백기를 들고 나가는 셈이다. 반정부군은 협상에 따라 알레포와 라타키아 등에 억류하고 있던 정부측 포로 45명도 풀어줬다. 홈스 구시가지에 반정부군 일부가 남아 ‘소개령’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탈랄 바라지 주지사는 “도시 전역에서 (반정부군) 소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정부활동가 아부 야신 알홈시는 AP통신에 “먹을 것이 없어서 풀을 뜯어먹었다”면서 “정부군의 봉쇄로 2년 동안 2000명 이상이 숨졌지만, 봉쇄를 풀게 해달라는 우리의 호소에 국제사회는 응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5만명 이상이 희생된 시리아 내전은 이로써 아사드의 승리로 향해 가는 양상이다. 홈스뿐 아니라 정부군에 포위된 다른 도시들에서도 비슷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반정부군의 탈출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사드는 다음달 초 대선을 치러 ‘합법적으로’ 재집권하겠다며 반정부군을 밀어붙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일 대선 후보로 아사드 등 3명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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