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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학살 20년만에... 남수단과 중앙아프리카에서 '제노사이드' 재연 우려

딸기21 2014. 4. 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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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중부 남수단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노사이드(종족말살)를 방불케하는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르완다 학살 20년만에 다시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수단 온라인 매체인 수단트리뷴은 최근 북부 벤티우에서 민간인 최소 200명이 반군에 살해되는 등 곳곳에서 대규모 살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벤티우는 수단과 남수단이 공동관리하는 아브예이 유전 부근에 있는 소도시다. 지난 15일 벤티우를 장악한 반군은 이틀에 걸쳐 병원과 모스크, 교회 등을 가리지 않고 공격해 민간인들을 살해했다. 


남수단,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제노사이드'


수단트리뷴은 칼리발리 모스크 한 곳에서만 200명 가까이 희생됐으며 세계식량계획(WPF) 구호시설과 가톨릭 교회에서도 민간인들이 반군에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모스크와 병원 등 곳곳에 시신이 쌓여 있고, 일부 지역에선 불도저로 시신을 매장하고 있다. 유엔 남수단임무단(UNMISS)도 벤티우 학살이 벌어졌다고 확인했다. 벤티우의 유엔 난민촌에는 2주 새 피란민이 8000명에서 2만2000명으로 늘었다. 



남수단 분쟁은 지난해 12월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이 살바 키르 대통령에 맞서 쿠데타를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과거 남수단이 수단과 분리독립 전쟁을 치를 때 ‘수단인민해방군(SPLA)’에서 함께 싸웠고, 2011년 독립 뒤에는 함께 정부를 구성했다. 하지만 마차르가 권력 욕심을 내면서 사이가 벌어졌고, 키르가 마차르를 부통령직에서 해임하면서 완전히 갈라섰다. 마차르는 지난 21일 SPLA 이름으로 ‘무장저항’을 할 것이라면서 연방제 실시를 주장했다. 유전이 많은 북부 지대를 차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분리독립 '투쟁동지', 독립 뒤 정적으로

 

두 지도자의 권력투쟁으로 촉발된 충돌은 종족갈등이 더해지며 학살로 치닫고 있다. 키르는 딩카족, 마차르는 누에르족이다. 지난해 12월 내전이 일어난 직후 수도 주바에서는 누에르족 240명 이상이 반군으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살해됐다. 벤티우에서는 반대로 누에르족이 딩카족 주민들을 학살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한빛부대 등 8500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주둔 중인 종글레이주 보르에서 교전이 벌어져 수십 명이 숨졌다. 누에르족은 “정부군(딩카족)이 보르에서 학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누에르 반군은 지역 라디오방송 등을 통해 “딩카족 여성들을 성폭행하라”고 하는 등, 르완다 제노사이드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제위기그룹은 지난 1월 9일까지 근 한달 간 1만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했으나, 지금까지 남수단의 사상자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는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 유니세프는 현재 80만명 이상이 집을 잃고 내부 유민으로 떠돌고 있다며 “5세 이하 어린이 15만명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고, 5만명의 어린이가 아사 위기”라고 밝혔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국제 중재단은 24일 남수단을 방문해 평화협상을 모색할 계획이며, 이와 별도로 28일에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협상이 재개될 예정이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무슬림-기독교 민병대 충돌


이웃한 중앙아공에서는 무슬림 셀레카 반군과 기독교 민병대 안티발라카가 서로 보복공격을 하면서 대량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분쟁은 지난해 3월 무슬림 세력이 기독교도인 프랑수아 보지제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시작됐다. 셀레카는 무슬림 정권을 세운 뒤에도 약탈과 기독교도 공격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무슬림 정권이 무너지고 프랑스 등의 중재로 캐서린 삼바-판자 대통령이 이끄는 과도정부가 출범했지만 이번에는 기독교 민병대의 보복이 시작됐다. 지난 2월에는 서부 보다 시에서 두 종교집단 간 충돌로 일주일 새 최소 75명이 숨졌다. 유엔은 지난 20일과 21일 방기에 사는 무슬림 93명을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켰다. 기독교 민병대의 공격에 대량학살을 당할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21일 “중앙아프리카가 대량학살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5일 중앙아공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르완다 대학살을 상기시키며 참사를 막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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