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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아마존 석유개발 ‘국민투표’ 부칠까  

딸기21 2014. 4. 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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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환경다양성의 보고, 아마존 열대우림의 석유개발을 놓고 에콰도르가 시끄럽다. 정부는 빈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개발을 해야 한다고 하는 반면 환경단체들과 원주민들은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에콰도르 환경단체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에 있는 야수니 국립공원 지역에서 석유 채굴을 늘리겠다는 정부 방침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며 투표에 회부할 수 있는 수의 서명을 모았다고 10일 발표했다. 환경단체 야수니도스의 카를라 에스핀 대변인은 이날 수도 키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개월 동안 총 72만7947명에게서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야수니는 1만㎢에 이르는 광대한 자연보호구역인 동시에, 에콰도르 전체 석유매장량의 20%인 8억4600만배럴의 원유가 묻혀있는 유전지대다. 1970년대부터 공원 내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석유 채굴을 하고 있다. 갈라파고스와 아마존을 갖고 있는 에콰도르는 생태관광으로 유명하지만 관광수입만으로는 빈곤을 해소하지 못해 유전개발을 놓고 고심해왔다.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야수니 유전을 추가개발하지 않는 대신, 국제사회가 에콰도르의 손실을 보전해달라며 36억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요구해왔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코레아 대통령은 기금이 거의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더이상 개발을 미룰 수 없다며 시추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야수니 지역 원주민들과 액션 에콜로지카, 아마존보호전선(FDTA), 야수니도스 등 환경단체들은 세계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이 일대를 개발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정부의 개발 결정 뒤 환경단체들과 야수니에 사는 와오라니 부족 등 원주민들이 키토에서 수차례 반대 시위를 벌였다. 코레아 정부는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이 과거 시추 과정에서 아마존 우림을 폐수로 오염시켰다며 셰브런을 상대로 거액의 배상소송을 벌이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외국 기업의 아마존 파괴를 규탄해온 에콰도르 정부가 앞장서서 야수니를 개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60만명 이상의 서명을 확보할 경우 국민투표를 발의할 수 있다. 하지만 에콰도르 당국은 이들이 받은 서명 중 상당수가 호주와 멕시코, 유럽 국가들에서 나왔다는 점을 들며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선관위는 다음주부터 야수니도스가 제출한 서명들을 검토할 예정이다. 서명이 유효하다는 게 확인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국민투표 회부 결정을 내려야 투표가 가능하다. 에콰도르타임스는 정부와 의회가 국민투표에 반대하고 있어 성사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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