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필리핀에서 한인들 잇달아 피살...이 참에 살펴보는 필리핀 한인 이주사

딸기21 2014. 4. 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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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한국인 피살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외교부는 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20대 중반의 한국인 여성 유학생이 납치됐으며, 8일 납치범들의 은신처에서 이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마닐라에 있는 대학에 몇 년째 유학 중이던 이 여성은 지난달 3일 마닐라에서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가 납치됐다. 최소 3명 이상으로 보이는 납치범 일당은 이 여성의 친구에게 납치 당일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를 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을 통해 납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지난달 5일에는 이 여성이 탔던 것으로 추정되는 택시가 발견됐다. 하지만 택시에서 납치범의 한 명으로 보이는 남성의 시신이 발견돼 일당 간 내분이 일어났다는 추측이 나왔다. 납치범들은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한국에서 파견된 경찰까지 납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8일 납치범 중 1명을 붙잡았고 마닐라 북쪽 교외에 있는 범인들의 은신처에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외교부는 필리핀 경찰이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여성의 치과진료 기록 등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범인들이 한국인을 일부러 노리고 계획적으로 접근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필리핀에는 8만명 정도의 한국인이 있으며, 그중 유학생은 3만명 정도다. 약 3만8000여명이 ‘메트로 마닐라’라 불리는 대도시권역에 살고 있고, 관광지인 세부 섬 등에도 한인 공동체가 있다. 필리핀을 찾는 한국 관광객은 연 100만명에 이른다. 이처럼 교류는 많아졌으나 지난해부터 필리핀 곳곳에서 한국 교민과 관광객들이 피살돼 교민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북부 관광도시 앙헬레스에서는 교민 신모씨가 청부살인으로 추정되는 총격을 받고 숨졌다. 앙헬레스에서는 지난 2월에도 한국인 60대 남성 관광객이 괴한들의 총격에 사망했다. 일간 필리핀스타는 지난 2월3일 루손섬 북부 벵겟의 고속도로에서 총기로 살해당한 한국인으로 보이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보도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현지에서 총격에 숨진 한국인 수는 2010년 6명, 2011년 7명, 2012년 6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12명으로 늘었다. 올들어서만 한국인 4명이 살해됐다.


한국인을 노린 강력범죄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돈 때문이다. 총기가 많이 풀려있고 치안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인들은 현금을 많이 갖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있어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현지 수사당국의 범인 검거율이 낮다는 점도 문제다. 한인들과 현지 주민들 간의 갈등이 요인이 될 때도 적지 않다. 한인 사업체 일부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영업하면서 현지인을 저임금으로 내모는 게 문제가 된 적이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한국 남성들의 성매매 관광으로 태어난 아이들, 1만명에 달하는 ‘코피노’ 문제가 부각돼 한국의 이미지가 다소 나빠졌다.


한국과 필리핀.....


한국에 와서 일하는 필리핀 사람들도 많고, 한국에서 필리핀 이주자 출신의 국회의원도 탄생했고. 이제 필리핀은 한국과 뗄래야 뗄수없는 나라입니다. 지난해 필리핀 남부 타클로반이 수퍼태풍 하이옌에 큰 피해를 입었을 때 한국의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이 서울 시내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하는 걸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얼마 전에는 필리핀의 한국계 여성이 아직 미혼인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연인 사이라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한국인들이 ‘영어 배우러’ 필리핀에 많이 가기도 하지요.


이 참에 위키피디아에 나온 한국인들의 필리핀 이주사를 옮겨봅니다.


한국인들의 필리핀 이주사는 크게 5단계 국면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첫번째는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기 전까지의 이주입니다. 

굳이 거슬러 올라가면, 8세기 통일신라 시대에 ‘해상왕’ 장보고가 필리핀까지 찾아가 교역했던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이거슨 너무나 머나먼 옛날의 이야기... 근대의 기록으로는 1837년 앤드루 태곤 김(Andrew Kim Taegon) 등 조선의 천주교도 3명이 마카오에 유학을 하고 있다가 마카오에 폭동이 일어나자 필리핀으로 피신, 롤롬보이의 수도원 부근에 기거했다고 합니다. 1935년 무렵에는 의주의 인삼 상인 몇명이 베트남을 거쳐 필리핀에 도착했다고 하네요. 

2차 대전 때에는 일제에 징병된 조선 군인들이 필리핀 점령에 동원됐습니다. 그들 중 최소 3명이 필리핀 여성과 결혼해 영구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이 1969년 ‘필리핀 한인협회(Korean Association Philippines Inc.)’를 만든 박윤화씨입니다. 이 단체는 필리핀 최대의 한인 단체라고 합니다.


-두 번째 국면은 한국전쟁에 파병됐던 필리핀 군인들의 한국인 아내들이 남편을 따라 필리핀으로 옮겨간 겁니다. 1960년대에 약 30명이 필리핀으로 갔고, 이들은 1975년 어머니회(Mothers’ Association)를 결성했습니다.


-세 번째 국면부터는 주로 경제적인 동기에 따른 이민입니다. 한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1980년대에 몇몇 공장들이 필리핀으로 사업장을 옮기면서 한국인 관리자들과 가족들이 필리핀에 머물게 됩니다. 


-1990년대가 되자 필리핀에 이민해 사업하는 한국인들은 대기업 주재원들이나 공장 관리자들을 넘어 소상공업자, 서비스업 종사자 등으로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한인 사회가 커지면서 한인 네트워크의 내부수요가 이런 이민을 이끌었고, 이민자 사회 내부 비즈니스가 커집니다. 


-다섯번째는 1990년 말부터 2000년대까지의 국면입니다. 필리핀에 유학하는 한국 학생들 숫자가 급증합니다. 필리핀 이민국(BI)이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비자발급 제한을 완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더불어 한인들의 필리핀 주류 사회 진입도 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필리핀 금융전문가협회(Financial Expert Union Association)는 2002년 적법한 비자 없이 필리핀에서 활동해온 한국인 사업가들의 지위를 보호해주기 위해 움직였고, 여행사 연합단체는 필리핀 정부를 설득해 한국인 관광가이드들의 비자와 자격증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했다고.


2000년대 초반에는 필리핀이 탈북자들의 거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가는 중간 기착지였던 거죠.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 유엔 난민지위보호에 관한 협약을 채택한 나라는 캄보디아와 동티모르, 필리핀밖에 없다는 점도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이 바로 필리핀을 거쳤습니다. 위키리크스에 폭로된 미 국무부 외교전문에 따르면 2005년이 되자 필리핀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간 탈북자 수가 연간 500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필리핀 정부는 한국 정부와 ‘물밑으로’ 협력하면서, 공식적으로는 북한을 의식해 탈북 난민 수용을 인정치 않고 있습니다만... 


▶ 한국계 주요 거주지역


-메트로 마닐라

외교부에 따르면 3만8000여명의 한인들이 마닐라, 퀘손시티, 마카티 등 메트로 마닐라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한인들의 주요 업종은 식당, 여행사, 태권도장, 중고품 가게 같은 것들이라고 합니다. 메트로 마닐라에서도 가장 유명한 코리아타운은 Makati‘s Barangay Poblacion에 있습니다. 퀘손시티에서는 Kalayaan Plaza Building 이 한인 결집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고요. 한국인 유학생이 늘면서 치안이 좋은 Barangay Ayala Alabang, Muntinlupa City 등의 값비싼 게이티드 커뮤니티(사설 경비업체가 지키는 고급 거주구역)에도 한인들이 늘고 있다고.


-바기오(Baguio)

2011년 현재 9000명 가까운 한인들이 거주합니다. 필리핀의 ‘교육 수도’라 할 정도로 교육 여건이 좋고 또 영어를 많이 쓰는 곳... 고도가 높아 기후가 선선하다는 이점도 있고요. 메트로 마닐라보다 물가가 싸다는 이유로 한국인 퇴직자들도 많이 갔습니다만 지금은 벌써 물가가 많이 높아졌다고... 방학 때 영어를 배우러 가는 학생들과 그 보호자들이 한때는 1만명에 이르렀는데 2008년 그롤벌 금융위기 뒤에는 4000명 규모로 줄었다고 합니다. 


*2007년에는 한국 학생 2000~4000명이 바기오에서 공부했다고. 미국이나 영국으로 취업이민을 하려는 한국의 간호사들도 이 곳에서 많이 영어를 배웠다네요. 하지만 문제도 적지 않았고, 2007년 바기오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랭귀지스쿨 55개 중 18개가 Technical Education and Skills Development Authority (TESDA) 당국의 기준에 못 미치는 걸로 나타났답니다. 2011년이 되자 한국계 영어학교가 115개로 늘었는데, 너무 경쟁이 심해져서 바기오 내 한인들이 자체적으로 숫자가 더 늘어나지 않게끔 ‘모라토리엄’을 결정하기도 했다고.


*유학생 외에 선교사들도 필리핀에 많이 갔습니다. 주로 부산과 인천 지역의 교회들이 필리핀에 개척교회를 만들어 선교를 한다고 합니다. 바기오에서는 이런저런 영향으로 한국 패션과 한류 관련 상품이 주요 산업이 됐다고. 문제는 바기오가 마닐라에 이어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한인들이 많이 있는 곳임에도, 지역으로의 통합은 잘 안 되고 있다는 점. 한인 사업체 대부분이 현지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한인 사업체들이 현지인을 저임금으로 내모는 게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또 현지에서 사업하면서 (불법인 만큼)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점도 지적됩니다. 


-루손 섬의 그 외 지역

마닐라와 바기오는 루손 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두 지역을 빼고, 루손 섬의 나머지 지역에 2만5000여명의 한인들이 삽니다. 최근에는 앙헬레스시티(Angeles City)가 한인들 많은 곳으로 분류됩니다(위키에 나온 내용은 아니지만... 앙헬레스는 한국인 남성 관광객들이 미성년자 성매수를 하러 가는 곳으로 악명 높습니다. 부끄러운 일... ) 

클라크(미군기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와 수빅에도 한인들이 많은데요. 한진그룹이 수빅 만에서 10억달러 규모의 선박 건조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서 그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한진의 조선소 사업은 현지 고용효과 때문에 환영받는 동시에 환경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진이 직원들을 위해 지은 숙소가 Subic Watershed Forest Reserve(보호구역) 부근에 있는데, 여기가 소수민족인 아이타(Aeta) 부족의 거주지역이라는군요. 


*탈북자들과 별개로, 북한에서 온 이주노동자들도 필리핀에 일부 들어와 있답니다. 2010년 1월에는 북한 선박이 필리핀산 자철광 2800톤을 싣고 나가다가 적발됐는데 이 자철광이 불법 채굴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선박이 마리화나를 싣고 있었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비사야 제도(Visayas)

세부(Cebu)는 한국인들에게 정말 인기 많은 관광지이지요. 2009년 세부를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는 20만명. 그만큼 거기서 사업하는 한국인도 많고요. 2011년 기준으로 한인 1만6000명이 살고 있다고. 세부 섬 부근 일로일로(Iloilo)와 네그로스(Negros) 섬에도 1000명 넘는 한인 공동체가 있습니다. 


-민다나오(Mindanao) 섬

다바오(Davao)에 2600여명, 민다나오 북부 Cagayan de Oro에 영어 배우려는 유학생들과 선교사를 포함한 1000명 가까운 한인들이 거주.


▶ 필리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일단 한국인들은 월 800~1000달러를 쓰는 필리핀 경제의 소비 주역... 한국인들이 거기서 쓰는 돈이 연간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 하지만 한인들과 필리핀인들이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스테레오타잎 같은 게 있는데... 필리핀인들은 한국인들이 영어 못한다고 흉보고, 한국인 매니저들이 쪼고 성내고 하는 것에 불만이 많고. 반면 한인들은 필리핀인들이 시간 안 지키고 정확하지 못하고 부패하다고 비난. 그래도 한류와 한국 패션은 필리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기독교 선교 문제


1974년 마닐라의 Korean Union Church가 문을 연 이래로 한국 개신교 교회들이 메트로 마닐라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런 교회들은 ‘대부분 프로테스탄트, 특히 장로회파’이고 ‘그들의 숭배 스타일은 앰프 설치한 기타와 오르간에 맞춰 기도하고 강력한 설교를 하는 것’. 필리핀인들이 생각하기엔 엄청 시끄러운 교회들. 한국 가톨릭 교회도 있는데 신자 수는 약 500명. 


필리핀 사람들은 한국식 특이한 교회들이 들어서는 것을 당혹스러워 하며, 특히 그들이 가톨릭인 필리핀 사람들을 ‘복음화’하겠다고 하는 것을 이상하게 본다고. (예, 제가 보기에도 몹시몹시 이상합니다 -_-) 1980년대에 통일교가 필리핀에서 대형 ‘합동결혼식’을 한 것도 그들 눈에는 매우 이상하게 비쳤고(예, 제가 보기에도 이상하지요) 한인들의 교회 문화가 현지 문화랑 분리돼 있는 점도 문제라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한국 선교사들은 필리핀에서 한국식 소비생활을 해서 ‘기독교 목사라면 가난과 희생을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기대했던 현지 주민들을 불쾌하게 한 경우도 많았다고(예, 제가 보기에도 불쾌할 것 같네요. 한국에서도 그런데...)


▶ 섹스관광 문제


1992년 필리핀을 찾은 한국 관광객 수는 2만6000명. 1997년에는 18만명. 엄청나게 늘었죠. 2003년에는 30만4000명. 2006년 57만명. 2011년에는 92만5000명! 


그래서 필리핀 입장에서 한국은 중요한 관광 수입원이기도 합니다만 부작용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게 ‘섹스관광’ 문제입니다. 한국 남성들의 성매수로 태어난 아이가 1만명이 넘습니다. 그 중 9000명이 2003~2008년에 태어났다고 합니다. 필리핀 여성이 한국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뒤 낳은 아이를 코피노(Kopino)라고도 하고, 또 현지 속어로는 코리노이(Korinoy)라고도 하는데요. 세부에 있는 코피노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이 아이들 엄마의 85~90%는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이나 성매매 여성이라고. 


미군 기지가 오랫동안 있었던 필리핀은 이미 5만명에 이르는 아메라시안(미군 아이) 문제를 안고 있었고, 한국에 앞서 섹스관광을 주도(?)한 일본계 아이들도 있었지요. 참... 어떤 사람들은 필리핀을 ‘세계의 매춘기지’라 부르기도 하는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한국인들의 이미지는 코피노 문제 등으로 굉장히 많이 나빠졌다고 합니다. 



▶ 필리핀의 유명한 한인들


Ryan Bang, 방송인, 코미디언

Hong Sung-chon, 필리핀태권도협회 부회장

Jang Jae-jung, 전 한인회장

Sam Oh, 방송인

산다라 박

그레이스 리, 방송인(아키노 대통령의 연인으로 소문난...)

정준영(슈스케4에 나왔던.. 요즘 완전 잘 나가죠. 태어나기는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지만 아시아 여러 곳에서 자랐고, 필리핀에서도 살아서 타갈로그어도 한다네요)

육성재(그룹 BTOB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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