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로제타가 깨어났다" 유럽 혜성탐사선, 지구로 송신

딸기21 2014. 1. 2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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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독일 다름슈타트의 유럽우주국(ESA) 우주센터가 갑자기 바빠졌다. 10년 전 쏘아올린 혜성탐사선 ‘로제타’가 동면에서 깨어나 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먼저 지구 반대편 호주의 캔버라에 있는 미 우주항공국(NASA)의 수신기지가 로제타가 보내온 신호를 받았고, 이어 다름슈타트의 본부에서 이를 확인했다.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과학자들은 환호를 보냈고, 유럽우주국은 곧바로 트위터에 “안녕, 세계!(Hello, World!)”라는 글을 올리며 로제타의 소식을 알렸다. 유럽우주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잠자는 미녀가 깨어났다”며 향후 탐사일정을 소개했다.


로제타는 유럽우주국이 1980년대 중반부터 준비에 들어가, 2004년 3월 야심차게 쏘아올린 혜성탐사선이다. 발사된 이후 로제타는 태양 주변을 타원형으로 돌며 태양에서 최대 7억9000만km 떨어진 지점까지 여행을 했다. 태양광에너지로 움직이기 때문에, 태양 궤도에서 멀어진 2011년 6월부터는 동면에 들어가 31개월 동안 모든 신호송수신을 중단했다. 이제부터는 태양쪽으로 다시 접근하면서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라는 이름의 혜성과 만날 준비를 하게 된다.

혜성은 수십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 생겨났다. 얼음과 먼지 등으로 이뤄진 작은 천체에 불과하지만, 과학자들은 혜성 속에 태양계의 형성과정을 알려줄 정보가 담겨있을 것으로 본다. 또 근래에는 혜성 속의 물 혹은 유기물질이 지구 생명체의 탄생에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연구들이 줄을 이었다. 로제타의 목표는 67P/추모프-게라시멘코에 직접 접촉해 이런 추측들을 뒷받침해줄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로제타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 매트 테일러는 “로제타가 앞으로 1년여 동안 혜성을 추적해 보내오는 자료들은 태양계의 형성 과정에서 혜성의 역할을 해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제타에서 착륙장치 ‘파일리’가 분리돼 혜성에 내려앉는 모습(가상도). 그림 유럽우주국


현재 혜성에서 900만km 떨어진 곳에 있는 로제타는 오는 5월에는 200만km까지 다가가 혜성 표면 사진을 처음으로 전송한다. 8월부터 2개월 동안은 혜성 표면의 ‘지도’를 작성해 지구로 보내온다. 지상의 과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로제타에 장착된 착륙장치인 ‘파일리’의 착륙지점을 선정한다. 착륙시도는 11월 11일로 예정됐다.

혜성 착륙은 우주탐사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며, 아직은 성공을 장담할 수없다. 6.45년의 비교적 짧은 주기로 태양 주변을 도는 67P/추모프-게라시멘코는 지름이 4km에 불과한 작은 덩어리여서, 착륙시 반동으로 탐사장치가 튀어나갈 수도 있다.

로제타 계획에는 총 13억유로(약 1조8700억원)이 들어갔다. 임무를 마치면 로제타는 기능을 다 하고 혜성의 행로를 따라 목성 궤도 바깥으로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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