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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샐린저의 젊은 시절 편지들

딸기21 2013. 4. 2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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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11월 18일 캐나다 토론토의 여성 출판편집자 마조리 쉬어드에게 한 소설가가 보낸 편지가 도착했다. 스물두 살의 작가는 젊은이 특유의 낙관과 열정을 담아 뉴요커지에 곧 실릴 자신의 단편소설을 소개한다. 

“크리스마스 휴일을 앞둔 어린 아이 얘기인데 편집장이 연재를 하자고 하네요. 하지만 두어편 더 쓰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 둘 거예요.” 


편지를 보낸 사람은 ‘은둔의 작가’로 유명한 제롬 D. 샐린저(1919-2010·사진)다.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샐린저가 1941~43년 쉬어드와 나눈 편지 9통을 입수해 내용을 소개했다. 이 편지들은 미국 모건 라이브러리&뮤지엄이 소유한 것으로, 샐린저의 초창기 작가시절을 보여주는 드문 기록이다. 


샐린저는 32세인 1951년 발표한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전후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국민작가’가 됐지만 늘 세상의 눈길을 피해다녔다. 2010년 은신처였던 뉴햄프셔의 자택에서 숨을 거둘때까지 언론과의 만남을 피했고, 자신의 소설을 영화화하겠다고 찾아온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조차 쫓아냈다. 그래서 샐린저의 사생활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져 있다.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편지들은 샐린저에게도 호기롭던 젊은 시절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샐린저는 자기 또래인 쉬어드에게 사진을 보내달라 하는가 하면 때론 “예쁘네요” 하며 ‘수작’을 걸고, 자신의 연애담도 털어놓는다. 막 성공의 길을 걷기 시작한 샐린저는 작가 지망생이기도 한 쉬어드에게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같은 책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뉴욕타임스는 “수백만 독자들에게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이 작가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진귀한 자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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