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정자 하나에 난자 두개?

딸기21 2005. 9. 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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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2명이 각기 난자의 반쪽씩을 제공해 아기가 태어난다면 그 아기의 엄마는 누구일까.


인간이 엄마 아빠 2명의 유전자를 받고 태어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지만 이를 뒤엎는 신종 `3인 유전자 결합' 아기가 곧 태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BBC방송은 영국 인간수정생태국이 두 여성의 난자를 합쳐 하나로 만드는 실험을 승인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실험은 격렬한 윤리 논쟁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뉴캐슬대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이상이 있는 여성의 난자에서 전핵(핵으로 성장하기 전단계)을 떼어내, 미리 전핵을 제거한 다른 건강한 여성의 난자에 이식할 계획이다. 이렇게 두 난자의 일부분씩을 합쳐 건강한 난자를 만든다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에서 핵 바깥쪽에 위치한 물질로, 모계로만 이어진다. 미토콘드리아 결함은 50가지가 넘는 유전질환을 불러일으키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법은 없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발전되면 미토콘드리아 이상을 가진 여성들도 다른 여성들의 난자 일부분을 `빌려와'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실험은 어디까지나 유전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아기는 유전자 대부분을 엄마(핵 제공자)에게서 받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전자가 주로 핵을 통해 이어지기는 하지만 미토콘드리아 부분에도 유전자는 들어있다. 따라서 또다른 난자 제공자의 유전자가 일부라도 아기에게 전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일단 난자 결합만을 실험할 뿐, 아기로 성장시킬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생명윤리 감시단체들은 "인간 유전자 조작의 첫걸음"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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