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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다리 절단... 어떤 형제의 '보스턴 비극'

딸기21 2013. 4. 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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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노던은 다섯 자녀를 둔 엄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부근의 웨이크필드에 사는 노던은 15일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31세인 아들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가는 도중 “어머니, 다쳤어요” 하고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아들은 보스턴 시내에 있는 한 기독교 재단 산하 병원으로 후송되는 중이라고 했다.

 

전화를 걸어온 것은 둘째 아들로, 2살 위인 형과 함께 보스턴 마라톤을 구경하러 갔다. 아들들 친구가 마라톤에 출전한다며 응원을 하러 간 것이다. 아들은 전화에서 두 다리가 폭발로 타들어갔다며, 근처에 있던 형의 행방은 알 수 없다고 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리즈 노던(오른쪽)이 보스턴에서 15일 일어난 폭탄 공격으로 

두 아들이 다리를 절단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 보스턴글로브(http://bostonglobe.com/)



전화를 받고 나서 두 시간 동안 차를 몰고 보스턴으로 달려가는 사이, 노던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병원에 도착한 노던을 기다린 것은 두 아들 모두 한쪽 다리를 잃었다는 끔찍한 소식이었다. 

 

작은아들은 베스이스라엘 병원에, 큰아들은 브리검여성병원에 누워 있다. 각기 한쪽 다리의 무릎 아래를 절단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상태가 위중한데다 수술이 진행중이어서 두 병원 모두 아직 면회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베스이스라엘 병원 응급실 앞 의자에 앉아 있는 노던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고 보스턴글로브는 전했다. 아들들의 소식에 놀라 달려오느라 양말도 짝짝이로 신은 채였다. 

 

노던의 두 아들은 보스턴의 스톤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축 인부로 일했는데 하필이면 얼마 전 나란히 실직을 했다. 그래서 둘 다 어부로 전업해 일을 하고 있었다.

 

두 아들의 고교 동창으로 이번 마라톤에 출전한 마이크 제퍼슨은 다행히 부상을 입지 않았다. 결승선에 들어가기 전 폭발이 일어나 대회 조직위원회 측이 경기를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두 친구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에 “믿기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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