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사랑 펀드

딸기21 2005. 9. 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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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산유국들, 요새 오일달러가 쏟아져 들어와 행복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강경보수파로 미국에 맞장 뜨기 좋아하는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신임 대통령이 넘쳐나는 석유수입으로 이색 펀드를 만들었다. 13억 달러(1조3000억원)에 이르는 `사랑 펀드'를 조성해 젊은이들의 취업과 결혼, 주택 구입을 돕겠다는 것.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석유수입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새 대통령의 색다른 정책이 국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 지도자 이맘 레자의 이름을 따서 `레자 사랑 펀드'라 이름 붙여진 이 펀드는 언뜻 이벤트성 선심정책으로 비치지만, 실제로는 이란의 복잡한 사회문제들을 반영하고 있다. 산유국 이란의 석유수입은 오랫동안 서방의 다국적 석유기업이나 일부 석유관료들이 독차지했었다. 자원 소득이 일부에 편중되는데 대해 반발하며 "오일 달러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선언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 당선된 것이 바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다. 그는 `개방'만 내세우면서 부패세력을 키웠던 허울 좋은 개혁 정권을 공격하면서, 젊은층의 좌절감을 집중 공략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또한 `사랑 펀드'는 이란 젊은이들을 가장 주눅 들게 만드는 실업난과 결혼 자금 문제, 주택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 펀드는 자선기금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이란의 공식 실업률은 11%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인구 6800만명 중 70%가 30세 이하의 젊은층이다. 청년실업난과 젊은 남성들의 결혼지참금 문제, 주택난은 심각하다.`서민 출신'`검소한 정치인'임을 내세워온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과거 테헤란 시장 시절에도 젊은이들에게 주택자금 무이자 장기대출 정책을 펼쳐 인기를 끌었다. 이번 펀드는 자선기금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경제적인 목적도 상당하다. 이란국영석유회사(NIOC)는 석유 값이 오른 덕에 올 상반기 동안 1년치 정부 예산을 능가하는 244억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돈을 대규모 건설이나 직접적인 경기 부양책에 쏟아 부을 경우 인플레 우려가 커진다. 사랑펀드는 석유수입을 단계적으로 국민 복지에 투입하는 통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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