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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강의 군대라던 시리아군, 결국 무너지나

딸기21 2013. 3. 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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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의 버팀목인 정부군이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네요. 반군들이 이미 여러 지역을 손에 넣은 상황에서, 반격에 나서기는커녕 군대 충원도 못 하는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시리아 사태가 분기점을 맞는 걸까요.

 

AP통신은 12일 “시리아 군이 탈영·전사 등으로 무너지고 있다”며 ‘병력 부족’이라는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친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조짐이 가시화된 것은 지난 10일입니다. 그랜드무프티(이슬람 대법관)인 아흐마드 하순이 국영방송에 나와 “시리아인들은 국제적인 음모에 맞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며 정부군에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하순은 아사드 충성파로 정부가 임명한 최고위 성직자다. 그의 발언은 정부군이 숫자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틀 뒤 친정부 신문 알와탄은 “군대는 건재하며 앞으로 몇년이고 더 싸울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허세일 뿐, 오히려 아사드 측의 조바심을 반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반군이 중북부 라카를 점령하고 시리아 제2 도시이자 유서깊은 유적지인 알레포까지 진격했지만, 정부군은 반군에 빼앗긴 지역을 탈환할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AP는 “탈환을 포기한 채 수도인 다마스쿠스와 아사드 진영의 근거지인 몇몇 요충을 방어하는 데에 급급한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알레포에서는 격전 끝에 정부군이 가까스로 공항 등을  재장악했으나 산발적인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리아군 자료사진/이란 프레스TV

 

시리아 군... 시리아야말로 '군사국가'였지요. 시리아 군은 한때 중동에서 가장 센 군대 중의 하나로 꼽혔는데, 2년에 걸친 내전으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시리아 군 얘기를 잠시 해볼까요. 왜 강했냐고요? 전쟁을 많이 치렀기 때문입니다 -_-;;


20세기 초반 프랑스 점령시절 ‘레반트(동방) 군대’ 산하 특수부대로 출발한 시리아 군은 중근동의 핵심 세력 중 하나였습니다. 1948년 건국 이래로 이스라엘과의 세 차례 중동전쟁에 모두 개입했고, 1980년대 레바논에서도 전쟁을 치렀지요.

시리아가 독립해 공화국을 선포한 것이 1948년인데, 바샤르 알 아사드의 아버지인 철권 독재자 하페즈 알 아사드가 집권하기 전까지, 1950~70년대에 쿠데타도 많이 일으켰습니다. 하페즈 알 아사드 스스로가 군 출신으로 공군사령관-국방장관을 거쳐 무혈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인물이기도 하고요.


시리아 군은 20년 넘게 레바논을 점령한 뒤 사실상의 ‘군정 통치’를 했지요. 2005년에야 국제적 압력에 밀려 철군을 했는데, 이 기간은 물론이고 이후까지도(시리아가 내전에 휩싸이지만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레바논은 시리아의 정치적 속국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여담입니다만 레바논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시리아에 맞서다가 결국 피살됐고, 그의 죽음을 계기로 레바논의 '백향목 혁명'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제인스디펜스 등 군사전문지들에 따르면 시리아 군은 


-다마스쿠스에 사령부를 두고 남부와 골란고원 등을 관할하는 1군단

-중부 홈스(정부군이 이달초 여기에서 민간인 100여명을 학살했다죠) 일대와 레바논을 관할하며 자바다니에 사령부를 둔 2군단

-터키·이라크 접경지대와 지중해 해안선을 관할하는 알레포의 3군단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군 엘리트 양성소인 알 아사드 군사학교도 알레포에 있습니다. 


수도인 다마스쿠스의 방어는 1군단 산하 4사단과 공화국수비대 소속 3개 여단 등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시리아의 국방예산은 18억달러(2011년 기준)로, 국내총생산의 3.5% 수준입니다.



시리아... 지도만 봐도 참 복잡한 곳에 자리잡고 있지요.


시리아가 지구의 어디에 있는지 모르신다면 아래 지도 참조. 



시리아 군은 18세 이상 징병제로 유지되며, 2010년 기준으로 봤을 때 병력 22만명에 예비군 28만명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군인 ‘자유시리아군’과의 교전이 격해지면서 자국민 살상에 반감을 느낀 병사들이 대거 탈영하거나 반군 쪽에 가담한 것으로 보입니다. 탈영병 숫자는 2만~6만명에 이르기까지 추측이 분분합니다. 


전사자 수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영국의 시리아 분석가 제프리 화이트라는 사람은 “매달 정부군 1200명 이상이 희생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시리아 인권을 감시하는 외부 단체들은 지금까지 정부군과 경찰 1만4000명 정도가 숨진 걸로 보네요.


어떻게 추측하느냐고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외국(주로 영국 등)에 있는 민간단체들이 인권 감시 차원에서 사망자 수를 '여러가지 경로로' 추측해 계산합니다. 현지에서 들려오는 장례식 건수, 산발적으로 보도되는 사망 사례, 현지 비정부단체들이 보내오는 지역별 집계 등을 놓고 추측하는 거지요. 


영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인권감시'라는 단체는 정부군과 반군/민간인 양측의 사망자 수를 이런 식으로 집계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쉽게 사망자 통계를 보려면... 위키피디아를 보면 됩니다. 바로바로 업데이트 되니까요. 이런 추정치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내전으로 7만명 이상이 숨졌고, 2200만 인구 중 400만명이 난민이 됐습니다. 




시리아군이 타격을 입었다고는 하나 당장 아사드가 손 들고 나올 가능성은 적습니다. 최소한 몇 달은 버티겠지요. 미국의 시리아 분석가 조지프 홀리데이는 “정부군이 하락세인 것은 확실하지만 문제는 (아사드 정권 전복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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