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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제왕 감상기

딸기21 2004. 1. 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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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반지제왕을 봤다. 무려 3시간... 아주 약간 졸았던데다가, 1편과 2편의 줄거리를 거의 까먹어서 -_- 언제 한번 3편 모아모아 다시 봐야할 듯. 아무튼 어제 본 '왕의 귀환'이 제일 재밌었다.

기술적인 면에서 대단히 훌륭하며 가히 '스펙터클'이라 할 장면들이 많았고, 또 감동적인(눈물 찔끔) 장면도 여럿 있었다. 나는 프로도는 맨날 울상짓고 있어서 별로인데, 메리와 피핀이 헤어지는 장면이 가장 슬펐다. ㅠ.ㅠ 불쌍한 꼬맹이들.... 나중에 피핀이 전쟁터에 쓰러져있는 메리를 찾았는데, 그 쪼끄만 놈을 그 넓은 벌판에서 어떻게 찾았는지 신기하다.
나즈굴 대왕을 보면서 울동네 사람들 코스프레 모습이 떠올랐다. 왜들 가면을 안 만들었을까? 이제보니 가면이 젤 멋있던데... 그런데 나즈굴의 핵심인 용이 목 잘리는 장면은 좀 충격적이었다. 어째서 그렇게 싱겁게 목이 잘린 것일까. 용의 목은 철갑처럼 단단해야 맞는데, 저들이 들고 다니는 칼은 몽땅 미스릴 칼인가? 누가 목을 잘랐는지는... 까먹었다.
용이 제일 한심하고(2편에서도 다소 한심하더니 3편에서마저) 나즈굴대왕도 한심하다. 굉장히 쎈 놈인 줄 알았는데... 사우론의 힘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간달프할아버지가 자꾸 그랬는데 나즈굴대왕은 왜 그렇게 별볼일없게 죽었지? 왜 인간남자한테는 안 죽고 인간여자한테는 죽지? 에오윈인가(맞나 -_-) 그 여자는 얼굴도 안 이쁜데 아라곤 쫓아다녀서 별로였지만 나즈굴이랑 싸울 때에는 좀 괜찮아보였다.

왜 사우론은 눈에 불을 켠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사우론이 몸이 없어서 눈만 있는데 누가 탑에다 걸어주었을까? 눈탱이~ 활활~ 나는 반지를 부수면 사우론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는데 불이 파라랏 번지더니 탑이 무너지면서 사우론도 없어졌다. 왜 그럴까? 내 기억으로는 사우론이 반지를 만든 거였는데, 반지에다 자기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넣었나? 아닌데... 사우론도 힘이 센 것 같았는데...
코끼리 부대는 멋있으려다가 말았다. 첨에 코끼리부대가 나타났을 때에는 충격적이었다. 책에서 코끼리부대 얘기를 읽었는데('코끼리'는 아니고 엘레판 어쩌구 했던 것 같다) 영화로 보니깐 훨씬 위압적이었다. 그런데 레골라스는 아주 잘 싸웠다. 요정은 몸이 가벼운가보다. 레골라스는 보통 때는 전혀 요정처럼 안 보이는데 코끼리에 올라갔을 때에는 중력을 무시한 행태를 보여 잠시 요정스러웠다. 이상한게 또 있다. 요정은 안 죽는다고 했는데 왜 레골라스는 방패든 난쟁이하고 '같이 죽자' 뭐 이딴 소리를 하는 걸까? 같이 죽을 결의로 싸우면 레골라스는 안 죽을테니까 결국 난쟁이만 손해보는 거 아닌가?
요정들은 전반적으로 맘에 안 들었다. 요정 아빠(엘론드... 엘론드... 열심히 외우자)는 생긴게 정말 너무 우습다. 요정 엄마는 아무리봐도 딸이랑 안 닮은데다가 좀 멋있는데, 그 딸네미(리브 타일러)는 대체 이 영화 & 소설에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남들은 열심히 악의 세력과 싸우는데 그녀는 왜, 왜! 허구헌날 흐느적거리는 옷을 입고 비스듬히 눕거나 앉아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걔들은 다 배를 타고 떠났다. 무슨무슨 바다를 건너... 옛날에 '영지제왕' 만들때 등장인물 소개에서 봤었는데, 그땐 버섯 용어에 몰두해있었기 때문에 각종 이름들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 되어있다. 간달프가 프로도를 왜 데려갔는지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프로도는 별로였고 차라리 샘이 훨씬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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