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여행을 떠나다

[찌는 여름의 베트남] 하롱베이 수퍼울트라 바가지 여행

딸기21 2012. 11. 23. 17:39
728x90

6월 9일

아침 일찍 일어나 짐 챙기고, 아침식사 하고, 
이틀 묵었다고 그새 정들었던(?) 남하이 호텔을 뒤로한 채 
하롱베이로 출발. 


호안끼엠 호숫가 구시가지 어느 막돼먹은 여행사에서 예약한 막돼먹은 패키지 투어... 
사실 태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느 여행사에서 하든 다 섞이기 때문에 

여행사 이름만 갖고는 패키지의 질을 알 수 없음.
하지만 이 하롱베이 여행은, 내 평생 가본 패키지 투어 중 최악이었음~~ 에헤라디야~ ♬


승합차량 타고 한참을 달리다가... 그 와중에 패키지에서 빠지지 않는 상품 파는 곳 들렀다가.
뭐, 억지로 사라 하는 것도 아니고, 젊은 여성들과 특히 장애인들이 일하는 작업장에서
자수와 그림 등 만드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었으니 그것도 나쁘지는 않았음.



오후 1시가 되어 하롱에 도착. 하롱(Ha Long=下龍) 즉 용이 내려오는 곳. 
우리가 타고 다니고 잠도 자게 될 숙소 겸 선박은 하롱 파티 크루저(Ha Long Party Cruiser).
혹시 하롱베이 여행 가실 분들, 이 배 얘기 나오면 당장 여행사에 돌을 던지십시오~ 

배에서 점심식사 하고 종유동굴로. 


이렇게 크고 멋지고 light up 잘 된 종유동굴은 첨이었음. 엄청 멋졌음. 

요니 왈 "제가 그런 곳에 가봤다는 게 실감나지 않아요" 



그리고 수상촌 주변에 갔는데... 

인도네시아(칼리만탄)와 캄보디아(똔레삽)에서 수상촌을 보기는 했지만

여기 하롱베이 수상촌은 수상촌이라 하기엔... 관광객용임. 

관광객 맞으며 사는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곳이랄까.

거기서 크루저에서 내려와 조각배 타는데 10만 동(=6000원)

왕짜증... 그런 얘기 없었고, 여기서 이 '옵션'은 옵션도 아니고... 

도저히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코스인데 말이져.

글구 수영할 수 있는 곳 있다더니... 어디? 어디?

물 더럽고 엄청 깊은 동굴 사이 바다 가운데에서 

"수영하고 싶으면 여기서 해라" 아놔 애랑 같이 빠져 죽으라는겨?


우리 뿐 아니라 함께 있던 다른 여행객들도 수영하는 곳 있다 해서 수영복까지 갈아입고들 내려왔다가 실망.

당초 패키지에 포함돼 있던 카약 1시간 하는데, 요니는 무척 재미있어 했음.

하지만 하롱베이의 그 경치가 아니잖아, 여긴... ㅠ.ㅠ 

하롱베이에서도 젤 경치 후진 곳에 델꼬온 거 아닌가 지금도 의심하고 있음.



그 다음 드뎌 선상호텔 체크인하고 짐 푸는데 

우린 애시당초 돈 아낀다고 에어컨 없는 싼 방으로 예약. 그런데 이 배, 에어컨 몽땅 고장났다네?

ㅎㅎㅎ 비싼 방 예약한 사람들, 어이상실 멘붕...
아무 설명도 없슈.. 사과도 없슈... 걍 고장났다 한 마디하고 배째라.. 
확 배째뿔라 


그래도 물은 나오니 샤워하고, 그나마 근사했던 노을 보고, 배에서 저녁식사.
밤바다에 바람 시원하니 불어오고... 기분 좋았던 저녁. 


하지만 밤에는 가라오케... 이게 다 태국 관광업계에서 배워온 거라던 거라던데
참나, 바가지도 이런 바가지가 없슈. 
쿵짝쿵짝 풍악을 울리며 술파티 분위기로 만들더니 

환타랑 맥주랑 물이랑, 하나에 20만동(=1만2000원)씩 받아요.
환장... 나중에 다른 곳에서 만난 관광객 얘기 들어보니까 그렇지 않았다던데

이 배 폭파해버려야 해... 


그렇게 해서, 멋모르고 우리 테이블 4명이서 
1박2일 네 끼니 먹으며 음료수에 들인 돈 약 12만원. 쿵야... 나는 환타 한 캔에 맥주 한 캔 마셨슈... 
더군다나 이 맥주는 가이드북에 '세계에서 가장 싼 맥주'라 소개되는 그 맥주라는 거!


바다 한가운데, 배 위에 있으니 안 사마실 도리가 없고.. 됼라 그지같은 패키지였슴돠 -_-



6월 10일

내가 열 받건 말건 해는 뜬다...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3층 배 옥상에 올라갔는데 이미 해는 떠버렸고 ㅠ.ㅠ

샤워하고(아웅 끈끈, 이 여름에 바다 위에 떠있으니 오죽 끈끈해) 아침 먹고.

당초 패키지에 포함돼 있다던 캇파섬은 걍 슬그머니 지나치고~ 

아무 설명도 없이 그 섬 잠시 세워놓고

캇파섬이란 말 안 해주고 '다른 승객 태우러 들른 거다' 그러더라구. 


속았어... 


하롱 시티 돌아와서 점심 먹고. 

다시 하노이 돌아가는데, 남들(=서양인)은 자리 넉넉하게 차 배정해주고

한국인들은 '코리안들~' 하며 한데 모아 한 차에 꾸역꾸역 밀어넣고 하노이로 보내더라구... 


그렇게 돌아왔으니 기대했던 하롱베이 여행은 꽝꽝꽝. 

베트남 인상 드러움. 남들 간다면 말리고 싶음... 


(그 뒤의 사파 여행 등등에서 좀 만회가 됐지만)


열심히... 여기저기 호텔들 둘러보고 다음 숙소를 정하는데... 

베트남 님들, 생활의지가 느무나 강하고 공격적이더이다. 

우리 단골 된 '게코' 바&커피숍 위층 호텔에도 들러봤는데 주인아줌마가 넘 무서웠어...

그 맞은 편 하노이 아만다 호텔 Hanoi Amanda Hotel 로 정하고 체크인. 1박 23달러.
그 옆에 있는 Green Tangerine Restaurant 에 멋모르고 들어갔는데, 

우뛰 무쟈게 고급스럽고 비싼 곳.
애랑 같이 하나시켜놓고 먹는데 1인분에 43만동... 뭐, 그래도 나름 코스요리였으니.

밥 먹고 요니와 호안끼엠 호수 한 바퀴 걸어서 돌고, 개미한테 발등 옴팡 물리고, 
호텔 앞 K마트에서 물 한 병 사들고 방으로.
K마트는 하노이에 요즘 많이 생기고 있는 모양인 한국 편의점. 한국 식품 그대로 갖다 팔아여.
웬만하면 현지에선 현지 가게 현지 물건 사자는 주의인데... 

바가지와 흥정에 지쳐서 걍 한국 가게로... 


호텔은 정말 깨끗하고 시설 좋고 맘에 들었음. 아침 식사도 좋았고.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