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반짝이풀 엄마

딸기21 2010. 8. 29. 01:36
728x90

어젯밤에 먹은 과자가 얹혀서, 밤 열 두 시에 명치끝을 부여잡고 끙끙 앓았다.
꼼꼼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지켜보며 "엄마는 아픈데 아빠는 술 취해 자고 있어서 어떡해요" 하면서 엄청 걱정을 했다. 
엄마 병원에 데려가야 할지도 모르는데 "저는 운전도 못하잖아요." 하면서.
그러면서 잠든 아빠를 들볶으면서(아빠는 물론 다음날 아침에 기억상실증이었지만) 
"아빠, 아빠! 아빠!" 그러면 아빠는 "으어어...", "응...으응..." 
마지막 꼼양의 대사는, "아빠, 제가 일어나라고 하면 바로 일어나야 해요!!!"

이렇게 엄마 얹힌 걸 가지고 혼자 걱정하던 꼼양.
"엄마, 화장실에 가서 좀 앉아있어 보는 건 어때요?"
그래서 화장실에 가서 앉았다. 꼼양은 엄마 배를 손바닥으로 열심히 눌러줬다.
열심히... 열심히... 날도 더운데 엄마 배를 눌러주다가
"엄마가 꼭 반짝이풀 같아요."
???
"반짝이풀 안 나올 때 꾹꾹 눌러주면 나오거든요."
갑자기 넘 웃겨서 아픈 배를 움켜쥐고 쓰러질 뻔 했다.

그리고, 며칠 뒤.

요즘 타자연습을 하는 꼼꼼이가 한글 프로그램을 열고 이런 글을 써놨다. 



1. 반짝이풀 엄마 


엄마가 체해서 내가 배를 눌러 주었다. 내가 누르기 무섭게 엄마 똥이 뿌지직 나와서 왠지 반짝이풀이 꾹 눌러야 나오는 것 같다. 내 생각을 말하니까 엄마가 너무 웃겨서 쓰러질 뻔 했다. 

나는 이렇게 덧붙였다. 내년에는 제가 엄마 모양 갈색 반짝이풀을 만들지도 몰라요. 그 후부터 엄마의 별명은 반짝이풀이 되었다. 


2. 코골이 아빠가 내는 2가지 소리 


그날 밤 나는 자고 있었다. 아빠가 제일 먼저 자고 나는 두 번째로 잠들었다. 하지만 엄마는 듣고 있었다. 아빠의 2가지 소리를. 엄마가 졸고 있는 나를 깨웠다. 들었어? 되게 이상하네 아빠가 글쎄 두 가지 소리를 낸다니까. 엄마가 말했다. 무슨 소리요? 하나는 드르렁 코코릉 하고 하나는 무슨 이야기 하는 거같이 여자 목소리였는데...... (작은 목소리로)히롱해롱 이런 소리였던가? 엄마가 말했다. 

아침이 되어서 할머니가 오셨다. 엄마는 할머니에게도 아빠의 비밀을 폭로했다.


3. 벌레에 민감한 꼼꼼 


우리 가족은 매주 밭에 가서 일을 한다. 두 번째로 간 우리 가족은 깜짝 놀랐다. 밭에 같이 같던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자랐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전혀 달랐다. 

내가 보기엔 농작물이 많이 자라니 벌레도 더 많아진 것 같았다. 그리고 처음 들어가는 길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그래서 벌레에 민감한 나는 아빠한테 매달려서 들어갔다. 나는 곧이어 울음을 터트렸다. 나는 인도로 이어진 사다리를 올라갔다. 나는 나방한 마리가 날아오자 울며 인도로 도망쳤다. 엄마가 초록색 아바타가 되어 나를 달래주었다. 

나는 엄마아빠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끔찍한 벌레가족 이야기를 했다. 아무도 내 말을 안 들어서 나는 결국 벌레들이 득실거리는 그 길을 지나 차에 타서 아이폰으로 톰과 제리를 보았다. 


4. 큰 돌돌이와 작은 돌돌이 


큰 돌돌이와 작은 돌돌이는 엄마 딸 사이다. 큰 돌돌이는 7살 때 산타할아버지가 주신 선물이다. 그 때 내가 얼마나 좋아 했는지 밤에도 돌돌이를 꼭 끼고 잤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난 돌돌이가 너무 좋았으니까. 물론 지금도 돌돌이를 껴안고 자진 않지만 말이다. 그래돈 난 아직도 돌돌이가 아주 좋다. 작은 돌돌이도. 


5. (영어로 못 써서) 트레저 아일랜드. 


보물섬의 원래 이름은 트레저 아일랜드다. 나는 좀 오래 전부터 트레저 아일랜드를 해왔다. 나는 너무 어려서 페이스북에 가입하지 못해서 엄마 이름으로 하고 하는 건 내가 했다. 하는 방법은 내 섬을 일단 다 판다. 그리고 다른 섬에 가서 땅을 판다. 땅을 파면 보물이나 돈 지폐 등을 얻을 수 있다. 

보물을 모으면 돈을 주는데 별로 싸구려 같은 것은 1000원을 주고 좀 좋은 거면 2500원, 아주 좋은 거면 10000원을 준다. 그리고 땅을 파서 나온 돈이나 지폐, 보물로 섬을 꾸민다. 


6. 태국에서 일어난 토 사건 


태국에 갔다. 태국은 볶음밥이 다 맛있다. 그래서 나와 엄마, 아빠는 수영, 볶음밥, 바다, 볶음밥, 수영 크레페, 볶음밥, 크레페, 이런 생활을 했다. 집에 들어오자 갑자기 배가 아팠다. 나는 설사를 하고 토를 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조금 나아지고 난 뒤 주스를 먹다가 또 토를 했다. 그래서 자주 가는 식당에서 닭국물 밖에 먹지 못했다. 이제는 주스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나았다. 돌아가는 비행기에 타서 계속 잤다. 일어나니 도착해 있었다. 토하고 와서 2Kg이나 빠졌다.


재미난 꼼양.


이런 말도 한다. 


"어른이 되면 상상력이 없어져요. 그래서 엄마는 상상력이 없어요." 

아빠더러 "아빠가 양떼들을 몰고 풀밭을 뛰노는 미소년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어른들은 아이였을 때에는 권력 같은 거에 관심이 없어. 그리고 어른이 되면 인간미가 떨어지지."

728x90

'이런 얘기 저런 얘기 > 딸기의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꼼양의 food art  (0) 2010.11.25
꼼네 학교 이야기  (0) 2010.09.05
옮겼습니다.  (10) 2010.08.25
전쟁은 끝났다  (6) 2010.08.17
요즘 나의 동향  (6) 201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