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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다시 빨아버린 우리엄마- 우리집 인기 최고 그림책

딸기21 2006. 7. 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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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다시 빨아버린 우리엄마 

사토 와키코 (지은이) | 엄기원 (옮긴이) | 한림출판사 | 2004-06-15 

사토 와키코한테 완존히 꽂혔다.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를 내가 일본에서 보고 못잊어 하다가 불현듯 생각이 나서 얼마전 꼼꼼이에게 사다줬다. 자기 전에 아이한테 책을 읽어주는데, 요사이 한글 읽기가 많이 늘어서, 글은 못 읽지만 '글자'는 대략 띄엄띄엄 읽는다. '도깨비를...'을 하루에도 수시로 읽어달라 졸라대더니 어느날은 마루에 앉아서 혼자 '읽고' 있는 것 아닌가.

빨래하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엄마가 있었습니다, 오늘도 날씨가 참 좋구나, 엄마는 소매를 둘둘 걷어붙이고 커튼을 휙 떼어서, 하면서 읽길래 신기해서 마구마구 칭찬해주었다. 잘 읽네, 엄마한테도 읽어줘. 가만 보니깐 읽는 것이 아니라 '외우는' 거였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훨씬 집중력이 강하다지만 이 책은 사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외우기가 쉽다. 왜냐? 재미있기 때문에. 밤마다 엄마랑 딸이랑 그 책을 '외우던' 날들. 아마도 꼼꼼이 어린시절 '최고 재미났던 책' 중의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알라딘에서 사토 와키코의 작품들을 찾다보니 속편인 '도깨비를 다시 빨아버린 우리엄마'가 나와있는 것이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최근 아이 책을 우르르 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지름질을 취소해가면서까지 사토 와키코 책들을 주문했다. '도깨비를...' 속편인 이 책과 호호할머니 시리즈를 샀는데 모두 꼼꼼이보다 내가 더 먼저 좋아했던 것들이다. 

전작만한 속편이 없다던가. 먼젓번 작품만큼의 임팩트;;는 모자란다. 하지만 무려 30년만에 나왔다는 속편이라는 사실 자체도 재미있다.

천둥도깨비들이라는 말이 재밌어서, 꼼꼼이가 이 책들을 보기 전에 겁을 줄 일이 있으면 "천둥도깨비가 와서 쿵쿵 할거야" 이렇게 말하곤 했었다. 그런데 꼼꼼이가 이 도깨비들을 보게 되니-- 천둥번개도깨비들이 무섭기는커녕 친구 같은 모양이다. 자기 전에 불 꺼놓고 누워서는, 책도 없이 혼자 "빨아주세요, 그려주세요, 이쁜 아이로 만들어주세요" 한다.








호호할머니 시리즈에도 천둥번개(도깨비)들이 나오는 것이 있던데, 사토 와키코는 천둥번개도깨비를 꽤나 좋아하는 모양이다. 

도쿄의 아사쿠사에 있는 유명한 절 센소지에는 천둥번개문(카미나리몬)이 있다. 일본은 실제로 날씨의 변화가 많고, 한국에 비해 천둥번개도깨비들이 설치는 날이 많다. 컨테이너 박스 같은 낡은 집에 누워 장마철 천둥번개 치는 소리를 들으면 정말 도깨비들이 와서 지붕 위에 쿠당탕 뛰노는 것 같다. 그러니 천둥번개도깨비들을 몽땅 빨아버린 엄마는 정말 대단한 엄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빨아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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