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알카에다를 없애지 못하는 이유

딸기21 2005. 7. 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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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뒤 매카시즘을 방불케 하는 공안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대적인 테러 용의자 검거작전을 벌였으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 정치생명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카에다는 여전히 건재하다.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중동에서 수년째 계속된 알카에다 제거작전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빈라덴이 살아있다
2001년 아프간 공격 뒤 미군은 산악지대를 이잡듯 뒤지며 빈라덴 체포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빈라덴이 미국의 광범한 추적 속에 도피생활을 하면서도 성명을 내고 녹음테이프를 배포하고 테러를 지휘할 수 있다는 것은 전세계인들의 의문 거리다. 미군이 빈라덴을 비롯해 아이만 알 자와히리 등 알카에다 수뇌부를 체포하지 못했다는 것, 알카에다에 실질적,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는 것은 대테러전쟁에서 결정적인 패인(敗因)이 되고 있다.

네트워크 테러조직
9.11 전초전이었던 1993년 미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범 람지 유세프는 파키스탄의 소규모 테러조직에 가입해있던 무슬림 청년으로, 알카에다에 포섭돼 범행을 저질렀다. 알카에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콜롬비아, 체첸공화국, 수단, 스페인 등지에서 현지 테러조직에 자금과 기술을 지원, 대리공격을 가해왔다. 이때문에 빈라덴은 테러범(terrorist)라기보다는 `테러의 지휘자(mastermind)'라 불린다. 이라크 테러는 `메소포타미아 성전재단'이 수행하고 있고,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 테러는 `아부 하프스 알 마스리 여단' 등이 저질렀다. 알카에다는 또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테러를 저지른 제마아 이슬라미야(JI)를 뒤에서 지원했다.
이런 현지조직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빈라덴과 알카에다 그룹을 수년간 연구한 사이먼 리브는 "상하 지도체계가 명확한 피라미드형 조직이 아닌 점조직들의 네트워크로 되어 있어 일망타진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비호세력이 많다
또다른 요인은 알카에다가 곳곳에서 의외로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 사우디에서 출발한 알카에다 조직의 테러범 인력 풀(pool)은 독재-부패정권에 실망한 무슬림 청년들이지만, 가난한 실업자들만이 알카에다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빈라덴만 해도 사우디 최대 재벌가문 출신이다. 사우디에는 부패한 세상을 이슬람 교의로 `정화'해야 한다고 믿는 극단주의자들이 많다. 미국은 사우디 왕족들 중에도 알카에다를 지원하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빈라덴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파키스탄의 성직자 그룹과 토호들이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극단주의를 신봉하는 지방 권력층의 비호와 좌절한 아랍 청년들의 분노가 결합돼 알카에다를 받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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