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스크랩]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

딸기21 2004. 6. 11. 10:44
728x90

꼼양 동화책 보여준다는 핑계로 내가 맨날 동화책 보고 있다
얼마전에 읽은 재미난 이야기.





<빨래를 좋아하는 엄마>

엄마는 빨래를 좋아한다. 
어제도 빨래를 했는데
"오늘 날씨 좋네" 이러면서 또 빨래를 한다
고무다라이에 옷 집어넣고 커튼까지 떼어 집어넣고 빨래를 한다
빨래를 다 한 엄마는 또 빨 것이 없나 찾아보다가 아이들한테
"빨래할 것 찾아와라!"

아이들이 찾아보니깐 강아지가 젤 더럽다
아이들이 잡으려고 쫓아오니깐 강아지가 도망가면서 '고양이가 더럽다'고 한다
아이들이 고양이를 쫓아가니깐 고양이가 도망가면서 '닭이 더럽다'고 한다
아이들이 닭을 쫓아가니깐 닭이 도망가면서 또 뭐가뭐가 더럽다고 한다

"멈춰!"
엄마의 명령이 떨어진 순간, 몽땅 멈춰버렸다
엄마는 아이들이랑 강아지랑 고양이랑 닭을 다 잡아서 빨았다
마당의 빨랫줄로는 모자라서, 숲속 나무들까지 빨래줄로 이어서 전부 널었다

당시, 하늘에서는.
천둥님(카미나리사마)이 구름 타고 노닐다가
엄마가 빨래 잔뜩 해놓은 걸 보고 "요기다가 비를 뿌려야지. 히히히"
구름 몰고 비 뿌리려다가, 그만 고무다라이에 떨어졌다
"아니 이렇게 더러운 천둥을 봤나"
엄마는 천둥님을 빨아서 숲속에 널었다.

근데 너무 빡빡 빨아서, 눈코입이 지워져버렸다.
"얘들아, 천둥한테 눈코입을 그려줘라"
애들이 크레파스 갖고 그려주려고 하는데, 눈코입이 없으니깐
어디가 앞인지 모르겠어서, 대충 그렸다.
너무 못생기게 그렸다고 다시 그려달라고 해서
다시 이쁘게 그려줬더니 천둥님은 좋아라고 하늘로 돌아갔다.

다음날 엄마가 또 빨래를 하는데
우당탕 퉁탕 소리가 나더니
하늘에서 천둥님 수천명이 고무다라이로 떨어져내렸다.
"빨리 우리도 빨아서 이쁘게 다시 그려줘"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