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아프리카에도 민주화 바람 불까

딸기21 2011. 4. 1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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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혁명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도 확산되는 조짐.
북아프리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의 민주화 혁명이 동쪽 중동아랍국가들로 퍼지고 있었는데, 이번엔 사하라 사막을 넘어 아래로도 남진하는 모양입니다.
전제왕정인 남부 스와질란드에서 이틀째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중부 아프리카의 우간다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입니다. 스와질란드에서는 교사를 비롯한 공공부문 노조와 학생 등 1000여 명이 경제 중심도시인 만지니에서 지난 12일과 13일 민주화 시위를 벌였습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강제해산했습니다.

-스와질란드에서는 왜 시위가?
방송프로그램에 스와질란드 국왕이 젊은 여성들을 모아놓고 10여번째 왕비로 간택하는 모습 등이 자주 나와서 아프리카에 그런 나라들이 많은 걸로 오해하기 쉬운데, 사실 지금 아프리카에 그런 나라는 스와질란드 하나 뿐입니다.
스와질란드는 인구 130여 만명의 소국인데 음스와티3세가 24년 동안 절대군주로 군림해왔죠. 당연히, 그동안 국민들의 개혁 요구가 꾸준히 쌓여왔고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고, 2006년에는 정치개혁 요구를 수용한 새 헌법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당활동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독재국가로 남아 있습니다. 


 

음스와티3세.
늘 이러고 있는 건 아니고요.

 대개는 이러고 있겠죠...
 

-왕정 해체가 요구사항인가요?
경제적인 불만이 가장 큰 요인인 듯합니다. 스와질란드는 최근 정부 예산이 파탄 직면에 몰려 공무원 임금을 깎았습니다.
1인당 GDP가 구매력기준으로 4500달러인데,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매우 가난한 편이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이 정도면 최빈국은 아닙니다. 하지만 목재와 설탕 같은 수출품이 주수입원이고 전국적으로 개발이 굉장히 더딥니다.
왕정은 시위에 강경대응하고 있습니다. 14일에도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정부 당국의 탄압으로 철회해야 했습니다. 노조 지도자들은 탄압에 굴하지 않고 계속 저항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산업이 변변이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노조의 힘은 약하다고 봐야겠죠. 노조라 그래야 대개는 공공기관 종사자들이고요.

-우간다 상황은.
14일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선 휘발유와 식료품값이 오른 데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튀니지 사태와 비슷한 양상이죠. 군대가 시우대 해산에 나섰는데, 과거 야당 대선 후보였던 키자 베시게가 총격을 맞아 손에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캄팔라 뿐 아니라 지방 도시들에서도 시위가 일어났고, 진압 과정에서 40여명이 다쳤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우간다는 아프리카 전체 민주화의 시금석이 될 것 같은데.
우간다는 동아프리카의 주요 국가 중 하나죠. 폭정을 일삼던 독재자 이디 아민이 내전에 의해 물러난 뒤 요웨리 무세베니가 1986년부터 장기집권하고 있습니다.
당초 민족주의 성향의 무세베니는 우간다를 살린 영웅으로 대접받았죠. 일종의 개발독재를 하면서 인프라를 깔고 에이즈도 성공적으로 막아내 국제적으로 한때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년 새 종신집권 독재자로 변해버렸습니다. 2006년 대선 때에는 대통령 임기 제한을 없앤 뒤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박정희 전대통령처럼 3선 개헌을 하고 유신헌법 같은 걸 만들어서 종신 집권의 길을 열어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File:MuseveniInauguration.jpg 
1986년 무세베니의 집권 선서 모습
 

-아프리카에도 장기집권 독재자가 많은지.
중동에 비하면 그래도 장기집권 독재자가 적은 편입니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은 대개 1960년대에 독립했습니다. 그 후 초대 혹은 2대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했죠.
그 세대들이 사망, 내전 등으로 교체되면서 한 차례 진통을 앓았습니다. 중부 콩고민주공화국(옛 자이르)의 1990년대 내전이라든가 최근 10년 새 벌어진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내전과 케냐 선거 분쟁, 르완다 내전 따위가 다 그런 진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몇몇 나라들이 장기집권 독재국가로 남아있습니다. 우간다와 스와질란드도 그런 나라들이고요. 세계 최장기집권자였던 가봉의 오마르 봉고대통령은 재작년 숨져서 아들이 권력을 승계했죠. 가봉, 적도기니, 그리고 1980년 뒤늦게 독립해서 지금까지 로버트 무가베가 30여년간 집권하고 있는 짐바브웨 등이 대표적인 독재국가입니다.

-아프리카도 재스민 혁명이 성공할지.
아프리카 국가들은 사회적 조직화의 정도나 산업화 정도, 전반적인 개발 정도가 다른 지역보다 많이 정체돼 있습니다. 정치운동이 활성화되기 위한 기본 전제조건이 약한 편이죠. 유혈탄압 사례가 많고, 무력 충돌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정정불안만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화는 역사의 흐름이죠. 남아공에선 오랜 민주화 투쟁 끝에 흑인정권이 들어선지 오래고, 아프리카 중심 경제국가인 나이지리아는 비록 부족·종교 충돌로 간간이 유혈사태가 벌어지긴 하지만 민주화 과정을 최소한 대선만 놓고 보면 성공적으로 밟아오고 있습니다. 다만 빈곤과 낮은 교육수준이 민주화의 장애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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