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정치 유전자?

딸기21 2005. 6. 2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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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자들이 동성애, 낙태, 파시즘, 사회주의, 사형제도 등 정치적 이슈들을 놓고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들의 정치성향 일치도를 조사한 결과 `정치성향도 유전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정치과학리뷰 최신호 기사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버지니아연방대학(VCU)과 네브라스카대학 등의 유전학-정신의학 공동 연구팀은 최근 쌍둥이 8000쌍을 상대로 정치성향을 묻는 조사를 실시했다. 동성애나 낙태, 사형제도 등 여론이 엇갈리는 이슈 28가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서 쌍둥이들은 답변의 일치도가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
유전자의 100%를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들의 경우 일반인들과 비교했을 때는 물론이고, 유전자의 50%를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들에 비춰서도 높은 일치도를 보였다. 유전적으로 가까우면 정치적인 입장도 비슷해진다는 얘기다.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하고 사회주의에 거부감을 느끼며 종교적 경향이 강한 사람들을 미국에서는 `보수주의자'라고 부른다. 정치적으로는 조지 W 부시대통령의 공화당을 지지하고, 이라크전쟁에 찬성하며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이들이다. 반면 동성애와 낙태를 개인의 선택으로 보고 파시즘을 증오하며 민주당을 지지하고 `부시혐오증'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라 생각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이런 정치적 경향에는 정치 이전에 생물학적 요인이 깔려 있다는 것. 정치적,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본능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유전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의 행동이 통념보다 훨씬 많은 부분에서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지만 이런 시각은 번번이 `유전자 결정론' 혹은 `환원주의'라는 비난에 부딪쳤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사회학자들의 아닌 생물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물론 생물학자들도 ‘동성애 반대 유전자’나 ‘사회주의 유전자’가 존재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어떤 문제에 개방적으로 반응할 것인지, 신중하게 접근할 것인지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며 이 때문에 정치적 이슈에 대한 `유전적인 반응'이 나오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자료를 분석한 린든 이브스 교수는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인간의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행동방식으로 유전학의 연구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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