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바다로 가는 방사성 오염수

딸기21 2011. 4. 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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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원전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 시작했다고.
도쿄전력이 어제 저녁 7시부터 오늘 정오까지 저농도 오염수 3400톤을 바다에 방출했습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폐기물 집중처리시설에 고여있는 1만t과 5,6호기 지하수 저장시설에 보관된 1500t 등 총 1만1500t의 오염수를 오는 8일까지 닷새에 걸쳐 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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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농도 (1㎤당 6.3㏃베크렐)라고는 하지만 물에 섞인 방사성 요오드 농도는 일본 법정 배출기준의 100배 정도라고 하네요. 일본 당국은 어쩔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고농도 오염수를 저장할 공간을 만들려면 상대적으로 오염 정도가 덜한 물을 내다 버리는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오늘 오전 기자회견에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저농도 오염수의 바다 방출을 승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남아 있는 고농도 오염수의 양은 얼마나 되나요?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 오늘 발표에 따르면 1~3호기 터빈이 있는 건물과 작업터널 등에 고여 있는 고농도 오염수가 약 6만톤이라고 합니다.

高レベル汚染水、施設内に6万トン


도쿄전력은 그 중에서 3만톤은 원전 내 폐기물 집중처리시설 등으로 옮기고, 나머지는 인공섬 등에 보관할 방침입니다. 메가플로트라고 부르는, 대형 부유식 구조물이죠. 바다에 인공섬처럼 커다란 탱크를 띄우는 겁니다. 이 시설을 시즈오카 시에서 빌려다가 오염된 물을 집어넣어 옮긴다고 합니다.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는 발전소에는 증기를 다시 물로 환원하는 복수기라는 시설이 있습니다. 방사성물질이 가장 많이 들어가 있는 2호기 터빈실 괸물 중 3000톤은 이미 복수기로 옮겼다고 합니다.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이렇게 원자로에서 물을 뽑아내는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는 하지만 해양 오염 불 보듯한데요. 국제법상 그런 행위는 문제 없나요.
유엔 해양법에 따르면 “각국은 산업 등에서 나온 폐기물을 버려 바다를 더럽히는 걸 막막고 줄이고 통제하기 위해 국내법을 만들어야 하고, 그 법에는 사전 허가제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완전히 금지시킨 것은 아니고요.
유엔 해양법 말고 런던의정서라는 게 있는데요. 한국도 가입국이고요. 이 협약은 폐기물을 바다에 투기하는 걸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일부를 허용합니다. 다만 허용된 폐기물이더라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사전에 검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반 폐기물 말고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서는 ‘방사성폐기물안전에 관한 협약’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협약은 방사성폐기물이 최소한도로 나오게 할 것, 폐기시 생물학적·화학적 위험을 고려할 것 등의 조항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협약이나 국제법이 있습니다만, 문제는 버리는 한도를 어떤 것도 명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일 간에는 지난해 12월 ‘한국과 일본간 원자력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력 협정’이 체결됐는데, 여기에도 방사성물질을 바다에 내보내는 데 대한 규정은 없다고 합니다. 우리 바다가 오염되어도 일본에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는 얘기죠.

  
 
-수산물 오염 걱정 현실화되는 거 아닌가요.
도쿄 최대 수산물시장인 쓰키지 시장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쓰키지 시장을 찾는 고객은 지난달 22일 이후 3분의1로 줄었습니다.
방사성 물질이 음식물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경우 호르몬생성과 신진대사 조절을 담당하는 갑상선에 축적돼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것은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더 심각해질 문제죠.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인데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높은 단계로 올라갈수록 더욱더 축적됩니다.
바다에서 오염이 확산되는 정도라든가, 어류·해초류 등 수산물에 축적되는 정도는 정확히 알아내기가 힘들답니다. 그것이 사람들을 더 두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방사성요오드의 경우 해조류에는 쌓일 수 있지만 움직여다니는 어류에는 축적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본 당국은 “원전 주변의 수산물을 매일 먹어도 연간 방사선량 기준치에 못 미친다”고 밝히고 있지만,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더 많네요.

-대기 오염도 상층부로 퍼지고 있다던데.
일본 문부과학성이 후쿠시마 1원전에서 3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도치기현 이바라키현 등 9곳에서 헬기를 띄워 대기 중 방사성물질 농도를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방사선량이 측정됐습니다. 방사성물질이 높이 올라갈 수록 멀리까지 퍼져나가겠죠. 도쿄신문은 문부과학성 발표를 인용하면서 “방사성물질이 대기 상층부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원자로를 천으로 덮는다는 얘기도 있던데.
일본 정부가 1~4호기를 특수제작된 천으로 덮는 공사를 검토하라고 도쿄전력에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원자로 1기의 높이가 45m니까 15층 건물 높이랍니다. 원자로들 주위에 골조를 세워서 특수천을 덮고 내부에 관측기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라는군요.
예정대로 된다 해도 공사 기간만 1~2개월 걸리고, 비용은 800억엔(약 1조40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 하네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준비한다고 해도 몇달이 지나야 작업이 끝나는데, 그 사이 이미 방사성물질이 나갈만큼 나가기 때문에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것이죠.
체르노빌의 경우 콘크리트로 덮었는데, 원자로가 식는 걸 기다리느라 사고 난 뒤 몇달이 지나고 나서야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고도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2만톤 분량의 철제 덮개로 사고 원자로 전체를 다시 덮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재공사는 2013년에야 끝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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