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코란(꾸란) 불태운 미국 목사

딸기21 2011. 4. 4. 19:38
728x90
-미국 개신교 목사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꾸란)을 소각해서 결국 사단이 났습니다.
지난 주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목사의 꾸란 불태우기에 대한 항의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 유엔 사무실 직원과 시위대 등 20여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성난 무슬림 수천명이 아프간 몇 개 도시에서 쏟아져나와 항의시위를 벌였습니다. 1일엔 북부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유엔 사무소를 습격, 유엔 직원 7명 등 11명이 숨진 데 이어 2~3일엔 남부 칸다하르 도심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10명이 사망하고 97명이 다쳤습니다. 동부 잘랄라바드에서는 학생 수백명이 카불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막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형 화형식을 열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소각은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
지난해 9월 9·11 테러 10주년에 즈음해서 미국 플로리다주의 복음주의 교회 목사 테리 존스가 꾸란을 불태우겠다고 발표해 세계적으로 비난이 빗발쳤죠. 그 목사가 이번에 결국 일을 냈습니다.
꾸란을 불태운 건 지난달 20일입니다. 자기가 운영하는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라는 교회에서 30여명 정도가 참석한 가운데 꾸란을 피고석에 놓고 모의 재판을 했다. 그러면서 “꾸란 같은 위험한 책을 놓고 무슬림들한테도 변호할 기회를 줬는데 아무 대답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불태웠다. 교회 측은 이 장면을 인터넷으로 중계하면서, 무슬림들에게 알리기 위해 아랍어 자막까지 넣었다.


  
-그런데 왜 아프간에서는 이제야 난리가 났는지?
작년에는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면서 예고를 했는데, 이번에는 목사 측이 사전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아마 반발이 일어나서 못 하게 될까봐 그랬겠죠.
그래서 사건 직후에는 아프간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지난주 이슬람 금요예배 때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목사의 이런 행위를 비판하면서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분노한 무슬림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무슬림 주민들이 화가 나서 서방을 대표하는 유엔 사무소를 공격하게 된 거죠.


 

-결국 사람들이 숨지는 일까지 일어난 건데. 이에 대한 존스 목사의 입장은.
주말 참사 뒤 존스 목사가 로이터통신하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존스 목사는 이번 일도 모두 다 무슬림 탓이라면서, “사람들이 죽은 건 안 된 일이지만 다 무슬림 국가 책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걸로 봐도 이슬람이 극단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며 오는 22일에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미국 최대 이슬람사원 앞에서 이슬람 반대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프간 대통령이 종교 갈등에 기름을 부은 측면도 있지 않은가요. 국제사회 반응은 어떤지.
일부 서방 외교관들은 카르자이가 종교 간 긴장을 부추겼다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스타판 드 미수트 유엔 아프간 특사는 카르자이가 코란 소각을 비판한 것은 정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비판받아야 할 인물은 뉴스를 알린 사람이 아니라 코란을 태운 사람”이라는 거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양비론을 펼쳤습니다. 오바마는 “코란을 포함해 어떤 경전이라도 모독하는 것은 극단적이고 심각한 편견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며 “하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죽이는 것도 인간 존엄의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프간 탈레반은 다른 의미에서의 '양비론'을 펼쳤습니다. 탈레반은 3일 e메일 성명에서 미국과 서방 각국이 코란 소각 행위를 표현의 자유라며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비무장 시위대를 폭력 진압한 아프간 정부도 비난했습니다.



-존스 목사는 미국 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는 건가요.
분란의 당사자인 존스는 계속 이슬람을 자극하고 있는데, 말릴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하네요. 이슬람 국가들이 지적하는대로 서방에서는 존스와 같은 행동을 표현자유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교적으로 미국에는 굉장히 골치아픈 일이죠. 지금 11년째에 접어든 아프간 전쟁을 끝내지 못해 난감한데다가, 리비아 전선까지 그어지면서 다시 또 서방 대 이슬람권의 전쟁처럼 가고 있습니다.
이슬람을 달래기 위해서 의회 차원에서 ‘존스 목사 비난 결의안’을 채택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존스가 눈길을 끌기 위해 저지른 일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코란 소각 비난 결의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외 주둔 미군들이 코란 소각 같은 돌출행위 때문에 테러공격에 부딪칠 수도 있기 때문에, 뭐라도 제스쳐를 취해야 한다는 거죠. 

-그 교회는 그 뒤로 무사한가요. 미국 내 무슬림 반발도 거셌을 것 같은데.
무슬림 뿐 아니라 상식이 있는 미국인들이라면 남의 종교 경전을 태우는 행동에 찬성하지 않겠죠. 존스는 자기가 이번 일로 생명의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진위는 알 수 없고요. 본인 주장에 따르면 파키스탄 이슬람 과격단체가 목사한테 240만달러 현상금을 걸었다는데, 그 뿐 아니라 지난해 꾸란 소각 계획을 발표한 뒤부터 교인들도 급감했다고 합니다.
존스는 자기를 격려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헌금이 2만달러 들어왔지만 교인들이 줄어서 교회 운영비가 모자라 곧 이주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존스 본인은 정의롭게 행동하다가 불이익을 받는 걸로 위안삼는 것 같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