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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소환 수사

딸기21 2011. 3. 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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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지난달 11일 사임했으니, 이제 물러난 지 24일쯤 됐네요. 한때 사우디아라비아 망명설이 돌기도 했는데, 이집트 홍해 휴양 도시 샤름 엘-셰이크의 자택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주 쯤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카이로로 소환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Egypt's Prosecutor General to question Mubarak on corruption charges / Ahram Online

사진 알 아흐람

이집트 정치인인 무스타파 바크리가 3일 검찰총장실로부터 수사상황을 전해들었다면서 이렇게 전했습니다. 바크리는 전직 의원인데, 무바라크 기소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가족이 2억 이집트파운드(약1700억원) 이상의 비밀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는 증빙서류를 바크리가 검찰총장에게 제출했다고 하네요. 압델 마기드 마흐무드 이집트 검찰총장은 지난달 28일 무바라크와 가족들에게 자산동결 및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Egypt's attorney general forbids Mubarak from leaving country /CNN

무바라크의 측근으로 무바라크 축출 뒤에도 내각을 이끌어왔던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도 결국 야권의 요구에 따라 사임했습니다. 과도 정부를 이끌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가 이 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발표했는데요. 샤피크의 사퇴서를 수리하고 야권의 신뢰를 받고 있는 에삼 샤라프 전 교통장관을 신임 총리로 지명해 임시 내각구성을 요청했다고 하는군요.
물러나게 된 전총리는 무바라크가 시위에 부딪쳐 지난달 부랴부랴 총리에 앉힌 인물입니다. 정국을 진정시키라고 앉혀놨는데 사태가 급변하면서 무바라크는 물러났고, 총리만 허수아비처럼 남아서 과도정국을 이끌지도 못하고 개혁도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가 이어져왔습니다.

새로 내각을 이끌게 될 샤라프 신임 총리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교통장관을 역임했고, 그 뒤로는 카이로대학 교수로 지내왔습니다. 야권이 추천하던 인물입니다. 야권은 샤피크 사임과 신임 총리 임명에 "군부의 결정은 또 다른 국민의 승리"라고 환영했습니다. 반정부 시위를 이끈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트위터에 "군부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은 것에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샤라프 신임 총리는 어떤 인물인지 알아볼까요.

무바라크가 하야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4일 타흐리르 광장에서 행진이 시작됐을 때, 카이로 대학에서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학생들을 이끌고 의회까지 행진하는 그 시위를 이끈 것이 에삼 샤라프 교수였습니다.

사진 알 아흐람

2004년에 교통장관으로 임명됐는데, 1년여 동안 재직하다가 그만뒀습니다. 부처 내 부패가 너무 심해서 거기 항의하면서 물러난 것인데, 이런 일들로 해서 청렴한 반부패  투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합니다. 올해 59세이고, 대피라미드로 유명한 기자(Giza) 출신입니다.

Meet Essam Sharaf: Egypt's first post-revolution Prime Minister / Ahram Online

이번 시위에도 적극 참여했기 때문에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군부와의 권력구조 협상테이블에 들어가고 있는 '1.25(이번 이집트 혁명 기념일) 청년그룹'이라는 젊은이 조직 쪽에서 과도정부 리더로 적극 밀었다는군요
1999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이집트인들 사이에서 신망이 높은 아흐메드 주웨일하고, 아폴로 프로그램에도 참여해서 재미 과학자로 명망 높은 파루크 엘 바즈하고, 전직 총리를 지내고 역시 청렴하다 해서 국민들이 많이 좋아하는 카말 간 주리하고 다 같이 친한 사이입니다. 샤라프 신임 총리와 이런 인물들이 모여서 이전부터 과학관련 학회를 만들면서 은밀히 지식인들을 규합하고 반부패 운동을 벌여온 바 있습니다.

미국 쪽에서도 좋아할지는 아직은 모르겠네요.
샤라프는 카이로대학 공학박사인데 미국에서도 인디애나 대학과 퍼듀대학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하면서 박사학위를 2개를 더 받았습니다. 미국 쪽에도 인맥이 많고 친화력이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면,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에 반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집트 정부는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시절부터 이스라엘과 수교를 했고, 전적으로 협력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미국이 싫어하지 않을 정도로는 친하게 지내면서 팔레스타인 정치세력들을 억누르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무바라크가 국민들한테 밉보인 이유 중에 이스라엘 편을 든다는 것도 있었는데, 샤라프는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이집트가 나서서 이스라엘하고 손잡아서는 안된다며 강경론을 펼쳐왔던 사람입니다. 물론 과도정부 총리 자리가 대통령은 아니니까 외교적인 역할까지 할 거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미국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더 관심이 쏠리는 건...


이 사람. 자히 하와스...
이집트 유물들을 주무르던, 바꿔 말하면 휘황찬란한 이집트 유물들의 해외 박물관 대여를 결정하는 어마어마한 권한을 갖고 있던, 최고유물위원회 위원장... 드뎌 물러난다는군요. 후임은 누가 될까요.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 여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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