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난민 탈출도 빈부격차

딸기21 2011. 2. 28. 18:25
728x90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면서 외국인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항공기와 선박을 동원, 자국민들을 리비아에서 데려오고 있죠. 그런데 가난한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은 탈출조차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리비아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150여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어제 한국 교민들과 주재원들도 귀국을 했는데 우리 정부의 귀국편 지원이 너무 늦었다 해서 분통 터뜨렸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한국인들이 있던 작업현장에 방글라데시인들이 같이 있다는 얘기도 기사를 통해 접했는데요. 남아시아 노동자들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많이들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탈출이 수월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또 아프리카에서도 리비아와 국경을 맞대지 않은 나이지리아, 가나 등 서아프리카 출신들과 에리트레아 등 동아프리카 빈국에서 온 이들이 발을 구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7일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한 어머니가 리비아에서 탈출해 귀국한 아들을 끌어안고 있습니다. /AP


벵가지는 탈출하려는 노동자들이 몰리면서 난민촌이 됐다고 합니다

지금 벵가지에 무스타파 잘릴 전 법무장관 주도로 임시정부가 들어서서 자치를 실시하고 있는데, 리비아를 탈출하려는 이들이 여기로 몰려들어서 임시난민촌이 되어버렸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항구에 병원과 식당 등을 마련하고 갈곳 없는 노동자들 지원하고 있습니다. 카다피 이전 왕정시대 국기가 이번 혁명의 상징처럼 쓰이고 있는데, 그 옛날 국기 배지를 단 자원봉사자들이 그나마 음식도 나눠주며 난민들을 돕고 있다고 하네요. 

지금 벵가지 시내 대학 구내에 임시 난민거처가 만들어졌는데 거기 머물고 있는 방글라데시, 베트남, 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들이 3000~5000명에 이른답니다.


하지만 난민들을 노린 폭력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리비아에서 탈출한 한국 교민들도 폭도들의 약탈에 대한 공포스러운 얘기들 많이 전해주셨고, 또 며칠전에는 난데없는 한국용병설이 돌면서 걱정을 많이 했었죠. 특히 리비아에서 아프리카계가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지만 북아프리카여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는 구분이 되고, 민족도 대부분 아랍 베르베르계가 주류입니다. 그래서 흑인들과는 피부색으로 확연히 구분이 되죠.
이번 사태가 일어나고 카다피 측이 아프리카계를 시위진압에 용병으로 동원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리비아 일부 주민들이 아프리카계를 마구잡이로 공격하거나 사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리비아를 탈출해 27일 뉴델리의 인디라 간디 공항에 입국하고 있는 인도인들. /AP


탈출한 난민들의 숫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리비아와 육지로 연결돼 있는 동쪽의 이집트나 서쪽의 튀니지, 남쪽의 차드 등지로는 이미 많은 이들이 빠져나갔습니다. 특히 리비아 정부군이, 이번 재스민 혁명의 파급 중심인 튀니지와 이집트인들을 골라서 핍박하거나 폭력을 행사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리비아에 들어와 있던 튀니지, 이집트인들 대거 탈출했고요.
지난 1주일 동안에만 리비아에서 이웃나라들로 약 10만명이 탈출했다고 유엔난민기구는 밝혔습니다. 10만명은 유엔난민기구 긴급상황팀이 튀니지, 이집트 당국이나 비정부기구들과 협력해 지원하고 있는 난민 숫자만 센 것이기 때문에 빠져나간 이들은 그보다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이슬람권 적십자사인 적신월사에 따르면 26일 하루에만 튀니지-리비아 국경 라스 제디르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인 등 1만여명의 난민이 리비아를 탈출했다고요.


각국은 교민 실어나르기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노동자들 실어나르기는 정말 대규모 작전 수준이었습니다. 리비아에서 일하고 있던 중국 노동자들이 3만명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중국 정부가 배와 비행기를 보내 주변국들로 실어날랐습니다. 이들은 한국 교민들과 달리 본국으로 철수하지 않고 대부분 이집트를 비롯한 주변국들에 머물면서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인도도 엊그제부터 여객기를 띄워 자국민들을 탈출시키고 있습니다. 인도인도 1만8000여명이 리비아에서 일하고 있는데 현재 전세기로 나간 사람은 500여명 밖에 안 되네요. 그래서 인도 정부가 대형 군함 2척을 현지에 보내서 나머지 사람들을 후송하려고 하고 있다는군요. 미국과 유럽국들은 이미 군함, 비행기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자국민들을 소개했고요. 


이런 사태 때야말로 정부가 국민들의 안전을 얼마나 생각하고 또 대비가 되어있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