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칠레 이어 중국, 뉴질랜드에서도 광산 사고

딸기21 2010. 11. 2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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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광부들이 두달 넘게 땅 속에 매몰돼 있다가 극적으로 구출됐는데... 세계 곳곳에서 그 후에도 광산 사고가 계속되고 있네요.


중국 쓰촨(四川)성 석탄 광산에서 21일 침수 사고가 일어나 광부 29명이 갱내에 갇혔는데, 다행히 하루만에 오늘 무사히 구출됐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광부들은 어제 오전 11시쯤 쓰촨성 네이장(內江)시 웨이위안(威遠)현 바뎬(八田)광산에서 작업을 하다가 갱도에 물이 찼는데 미처 피하지를 못해 갇혀 있었습니다. 다행히 오늘(22일) 낮에 모두 구조가 됐습니다. 이번 사고를 당한 바뎬 광산 광부들은 석탄채굴량을 늘리기 위해 설비개선 사업을 하면서 지하에서 안전시설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데, 안전시설을 만들다가 위험을 당하는 역설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구조됐다니 다행이긴 한데, 중국 광산은 예전부터 열악하기로 유명하죠.


지난해 석탄광산 사고로 숨진 사람만 해도 260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사실 공식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이 광산 사고로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세계 전체 생산량의 35% 정도인데, 세계에서 석탄 광산 사고로 숨지는 사람의 80%가 중국인이라 할 정도로 사고가 잦습니다. 2005년에는 순지아완 광산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서 214명이 떼죽음을 당했고, 2007년 9월에도 산둥성의 광산이 침수해 181명이 숨진 적 있습니다.

무엇보다 광산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 등 안전의식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합니다. 탄광 뿐 아니라 가스전 등의 대형사고도 잦고요. 지난해 11월에는 헤이룽장성에서 광산 사고가 일어나 104명이 희생됐는데, 갱도 내에 메탄 가스가 괴어있다가 폭발해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현장관리를 소홀히 한 광산 간부들이 해고되는 선에서 일단락됐지만 당국의 관리감독도 소홀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래도 이번 사고를 당한 광부들은 구출됐다니 다행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광부들이 며칠 째 매몰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19일에 뉴질랜드 남섬의 파이크 리버 석탄광산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서 광부 29명이 갇혔습니다. 사고가 난지 22일로 나흘째인데, 살아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가족들을 애타게 만들고 있습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갇혀 이들 중 24명은 뉴질랜드인, 2명은 호주인, 2명은 영국인, 1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이라네요. 폭발 사고가 일어나면서 매몰됐는데, 사고가 일어나고 30분 정도는 지상과 교신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교신이 끊어졌고요. 
지하로 유선전화기가 연결이 돼 있는데, 신호가 가는데도 전화를 아무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갇힌 광부들 중에는 사고가 난 날 처음으로 갱도에 내려간 17세 소년도 있어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광산은 광맥에 이르기까지 2.3km 길이의 갱도가 뚫려 있고, 2008년부터 채굴이 시작된 곳이라고 합니다. 광부들이 지하에 작업하러 내려갈 때에는 30분동안 버틸수 있는 분량의 압축산소를 갖고 내려간다고 합니다. 광산 안에는 산소저장고가 있어서 거기 도착하면 며칠 정도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산소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랍니다. 또 지상에서 환기구를 통해 일상적으로 바깥 공기를 넣어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족들은 혹시 살아서 구출을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만, 22일 경찰당국이 사고 뒤 처음으로 광부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적다는 발언을 해서 좌절감이 커져가는 분위기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유독가스 때문에 구조대가 사고현장에 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광부들의 생존 가능성이 낮다고 경찰이 밝혔다는 겁니다. 당국이 먼저 환기구를 뚫은 뒤 로봇 탐지장치와 카메라를 내려보내겠다는 계획인데, 아직까지는 생존의 징후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폭발사고로 생겨난 유독가스가 사라져야만 구조대를 투입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구조당국은 지름 15cm의 환풍구를 뚫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공기를 들여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키 총리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광산 내부에 아직 산소가 있고 따라서 광부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만, “무리하게 들어가면 구조대와 광부들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구조작업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칠레 광부들의 경우 사고가 나고 17일만에 지상과 연락이 됐기 때문에, 혹시 그 때와 같은 기쁨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고 가족들과 당국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구조됐던 칠레 광부들은 어떻게들 지내고 있을까요?

69일간 매몰됐다가 지난달 구조된 칠레 광부 33명은 지난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서 CNN 방송에 출연을 했습니다. 할리웃과 비벌리 힐스를 구경하고서 “우리가 여기 와 있다는 걸 믿을 수 없다”며 감격들을 했다고 합니다. 이날 촬영된 내용은 CNN ‘히어로스’ 프로그램을 통해 25일에 방송될 예정입니다. 


CNN 뿐 아니라 광부들이 전세계 미디어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는데요.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인 플랜 B 엔터테인먼트에서 광부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겠다면서 수백만달러의 판권 계약료를 제시했다는 외신 기사도 있었습니다. 변호인에 따르면 광부들과의 인터뷰나 온갖 상업적 계약 제의가 하루 평균 10건씩 들어온다고 합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10일부터 ‘올해의 인물’ 후보를 선정해 온라인 투표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25명의 후보 중에 칠레 광부들이 포함됐다고 하는군요. 앞으로도 광부들 이야기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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