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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알카에다'?

딸기21 2010. 7. 1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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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부근에서 서방 구호요원 4명과 소말리아인 10여명이 이슬람 극단조직의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만 해도 지도자 아덴 아이로의 이름을 따 ‘아이로’라고만 불렸던 이 테러조직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전혀 없었다. 며칠 뒤 이 조직이 이웃한 에리트레아를 통해 무기를 들여다가 테러공격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며칠전 우간다 연쇄테러공격으로 74명을 살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샤바브(청년)’가 그들이었다.
소말리아 남부를 장악한 알샤바브가 국경 너머까지 테러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알카에다와 긴밀히 연관돼 여러 전술을 받아들이고 ‘인적 교류’까지 하는 알샤바브의 부상에 미국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BBC방송과 가디언 등은 이들이 동아프리카에 혼란을 일으키려 한다면서 “미국, 유럽 등 서방으로도 테러를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알샤바브가 테러의 ‘빅리그’에 참가하려 한다”며 ‘지하드(성전)’를 수출하는 새로운 테러온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People carry a man, injured in an explosion, upon his arrival at the Mulago Hospital in Kampala July 12, 2010. / REUTERS


지난 11일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연쇄테러를 일으켜 74명을 숨지게 한 알샤바브는 소말리아 남부 라스 캄보니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이슬람 극단조직. 소말리아는 1991년 정부가 붕괴하고 내전이 일어난 이래 근 20년간 국가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내전 이후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 사태에 꾸준히 개입했고, 최근까지도 군대를 주둔시켰다. 이 때문에 에티오피아와 기독교 서방권에 반대하는 이슬람 조직의 저항이 끊이지 않았다.

‘하라카트 알샤바브 알무자히딘(청년전사연맹)’, 속칭 알샤바브는 근본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법정연합(ICU)’의 청년분과로 출발, 2006년 갈라져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유엔이 지원하는 과도연방정부가 세워지고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이 주둔하자 알샤바브는 반에티오피아에서 반유엔, 반AU 투쟁으로 노선을 바꿨다. 라스 캄보니 주변 지역들로 차츰 세력을 확대하던 알샤바브는 지난해 모크타르 알리 주베이르로 지도자가 바뀌면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알샤바브는 지난 2년간 구호활동가 42명을 살해, 소말리아에서 외국 원조기구들을 몰아냈다. 지난해 2월에는 모가디슈의 AU 군사기지를 공격해 부룬디 평화유지군 6명이 숨졌다. 주베이르는 원래 바이두아의 이슬람 지도자였으나 라스캄보니의 악명높은 극단주의 지도자 하산 압둘라히 알 투르키와 조직을 합치면서 알샤바브의 최고지도자가 됐다. 알샤바브는 2008년 갱들에게 성폭행당한 13세 소녀에게 간통혐의를 씌워, 남부 항구도시 키스마요의 경기장에서 공개 투석 처형을 했다. 극단주의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처형하거나 사지를 자르는 등의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이 소말리아 내전의 무장분파를 넘어 ‘국제테러조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모체이던 ICU가 정부군과의 내전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알샤바브는 알카에다식 자폭테러공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모가디슈에서 AU군을 차량폭탄으로 공격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범인은 알샤바브에 포섭돼 들어온 미국 시애틀 출신의 청년이었다. 지난달에도 알샤바브 조직원이 되기 위해 출국하려던 소말리아계 미국 이민2세 청년 2명이 뉴욕 JFK 공항에서 당국에 체포됐다. 올초 이슬람을 비하한 덴마크 만평작가를 살해하려 했던 28세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도 알샤바브의 사주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알샤바브 대변인 알리 모하무드 라아게는 지난 2월 BBC 인터뷰에서 “예멘 쪽과 전사들을 스왑(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알카에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밝혔다. 예멘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집안의 고향이고, 소말리아는 빈라덴이 미국의 추적을 피해 둥지를 틀었던 곳이다. 두 나라 모두 알카에다 혹은 그 연계세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국제테러조직의 인력공급원이 되고 있다.
알샤바브는 현재 3000~70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중 280~300명은 예멘, 리비아, 이집트 등에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지도부 상당수가 외국계 무자히딘(전사)으로 구성돼 있다. 알샤바브 외에도 소말리아 전역에는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넘어온 1200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다. 알샤바브는 연쇄 자폭테러와 동영상을 이용한 선전, 해외 조직원모집 등 알카에다의 전술을 그대로 쓰고 있다.

알샤바브는 지난 2월 소말리아에 AU 평화유지군을 파병하고 있는 우간다, 케냐를 공격할 것이라 경고했다. 케냐 정부는 우간다 테러를 일으킨 알샤바브 조직원들이 자국으로 넘어오자 우간다 측에 잡아넘겼다. 미국도 알샤바브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요원 3명을 우간다에 파견했다.

알샤바브가 이슬람 극단주의를 내세워 아프리카에서 무차별 살상을 확산시키는 ‘인종주의 집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남아공 SABC방송 인터뷰에서 “알카에다나 알샤바브는 아프리카인들의 삶의 가치를 무시하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국 고위관리도 “그들은 아프리카인들을 폭탄 재료로밖에 여기지 않는 인종주의자들”이라 비난했다.
오바마는 인종주의로 규정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으나, 북동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아랍화되면서 비이슬람 아프리카계 주민들과의 충돌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수단에서는 아랍계 이슬람 민병대들이 아프리카계 기독교도 주민들을 대량학살하거나 노예로 삼으며 사실상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다.
소말리아는 인구 1000만명 중 85%가 소말리족이고 아랍인은 3만명에 불과하지만 1974년 아랍연맹에 가입했다. 아프로-아시아계 언어인 소말리아어가 공식 언어이지만 이슬람집단들이 득세하면서 아랍어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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