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궁지 몰린 BP 최고경영자

딸기21 2010. 6. 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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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만에서 최악의 원유유출 사태를 일으킨 영국 에너지회사 BP의 최고경영자(CEO) 앤서니 헤이워드(53·사진)가 궁지에 몰렸다. 사고가 난지 50일이 되어가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해 미 정부로부터 형사처벌 압박을 받고있는데다,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헤이워드 CEO는 6일 영국 BBC방송 앤드루 마(Marr) 토크쇼에 출연, 사고수습팀이 멕시코만에 가라앉은 시추시설 딥워터 호라이즌의 유정 구멍에 덮개를 씌우는 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헤이워드는 “덮개를 씌워 하루 1만배럴 가량의 원유를 해수면으로 끌어올려 뽑아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에 추가로 기름분출을 막을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우리는 기름을 깨끗이 없애고 환경 피해를 복구해 반드시 멕시코만을 이번 사고 이전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이워드는 “이 사태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해 사퇴설을 일축했다. 그는 “BP는 강한 회사”라면서 반드시 이번 역경을 이겨내고 명성을 되살릴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같은 날 미국 언론들은 BP가 사고수습과 피해보상에 집중하는 대신 대규모 사죄광고를 싣고 이미지제고에 돈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집중 공격했다. 원유유출 사고를 감시하고 있는 미 해안경비대 테드 앨런 사령관은 “위기상황이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이워드는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경영수지도 아주 튼튼하다”고 강조했지만, 당장 다음달 말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얼마나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손실은 갈수록 커질 것이고, 사퇴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이 뻔하다.

영국 애스턴대와 에딘버러대 지질학박사인 헤이워드는 1982년 BP에 들어가 엔지니어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현장 기술진 출신이지만 리더십이 뛰어나 90년 존 브라운 전 CEO에게 발탁됐다. 콜롬비아·베네수엘라 유전사업 총괄책임자를 거쳐 97년에는 BP 유전탐사부문 총책임을 맡았다. 유전탐사 담당 자회사인 아모코 부사장을 역임했고 2003년에는 BP 업스트림(탐사·시추·생산) 최고책임자가 됐다.
2007년 5월 브라운의 후임이 된 뒤 러시아와의 유전개발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의 협상력을 발휘해 주주들의 인정을 받았다. 2008년에는 급여와 보너스 등 250만파운드(약 44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주주들의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BP는 지금 사고수습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 주가는 3분의1 이상 빠졌고 시가총액이 내려앉으면서 총체적인 위기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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