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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국가 이스라엘' 버릇을 고치자

딸기21 2010. 3. 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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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국제사회 무법자 이스라엘의 버릇을 고치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경찰이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모사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하마스지도자 암살사건 뒤 각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두바이 측이 이스라엘 수뇌부를 향해 칼을 빼들고 나선 겁니다.

다히 칼판 타밈 두바이 경찰청장은 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모사드 수장인 메이르 다간 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타밈 청장은 알자지라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마흐무드 알 마부흐 암살에 관여한 것을 거의 확신한다”며 “모사드는 위조여권을 암살에 이용해 두바이와 유럽국들을 상대로 사기행위를 저질렀다”고 재차 비난했습니다.
다른 걸프국들이 이스라엘의 존재조차 공식 인정치 않는 것에 비하면 UAE는 아랍국들 중에선 이스라엘과 '상대적으로' 나은 관계였습니다. 물론 외교관계를 맺은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도 지난해 10월 열린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국제회의 때에는 처음으로 UAE 수도 아부다비에 이스라엘 국기가 걸렸고, 이스라엘 대표단의 방문이 공식 허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바이 당국의 권위와 경찰 수사력을 우습게 본 이번 사건 때문에 양측 관계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혹은 모사드의 예측(?)과 달리, 두바이 측은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암살단’ 27명의 국적을 밝혀냈지요. 1일에는 모든 이스라엘 국적자들의 입국을 금지시켰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지난 1월 모사드의 알 마부흐 암살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두바이 측이 네타냐후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 발부하게 되면 이스라엘은 더욱 궁지에 몰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말에 영국 웨스트민스터 지방법원은 2008~09년 가자침공 당시의 팔레스타인 주민 대량살상을 문제삼아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이던 치피 리브니 현 리쿠드당수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영국을 방문하려던 리브니는 이 때문에 결국 방문을 취소해야 했습니다.
법원이 영장을 철회하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유럽국들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유엔 총회에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상정될 때마다 미국, 한국 등과 함께 반대표를 던져온 호주조차 며칠전 총회에서 가자 침공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입니다. 호주국립대학 아랍·이슬람센터 교수인 아민 사이칼은 3일자 시드니모닝헤럴드 기고에서 “이스라엘의 벗들이라면 더욱 더 이 시점에서 이스라엘의 테러행위를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뒤 이스라엘과의 사이가 예전같지 않은 미국의 움직임도 주목됩니다.

UAE 영자신문 더내셔널은 2일 두바이 경찰이 미 연방수사국(FBI)에 두바이 암살단의 행방에 대한 수사와 자금추적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암살단 중 최소한 2명이 영국과 아일랜드 위조여권을 이용해 알 마부흐 살해 뒤 미국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지요.
이것이 사실이라면 미 당국도 조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두바이 경찰은 또 암살자들 중 13명이 두바이 내 미국계 은행인 메타뱅크의 계정으로 선지불된 마스터카드를 이용해 항공권 값과 호텔 투숙비를 지불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용카드들은 뉴욕의 메타뱅크 지사에서 발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타뱅크는 성명을 내고 “모든 거래가 적법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내셔널은 FBI 소식통을 인용, “미 수사당국이 이미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1. *독교 세력들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예찬하는 분위기 2. 유대인은 똑똑하다는 식의 유전자 결정론으로 난데 없이 유대인을 예찬하는 분위기 3. 무조건 미국을 따라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유엔 총회에서도 일단은 (쪽팔린 줄도 모르고)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분위기 같은 것이 있지요.

하지만 이스라엘 언론들, 우익 언론인 예루살렘포스트는 말할 나위도 없고, 심지어 하레츠(이스라엘의 양심이라고 볼 수 있는 권위 있는 신문이죠)를 보아도,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기사들이 거의 대부분 '범죄'적인 내용들입니다.
오늘 본 것들만 해도... 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주민들 주택 강제 철거 관련된 얘기, 가자지구 물리적 봉쇄를 더욱 강화한다는 얘기, 캐나다에서 이스라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 '역 캠페인'을 한다는 얘기(음... 이건 뭐 범죄적이라고 볼 수는 없겠군요), 이스라엘 군 가스마스크 착용에 대한 얘기(화학전은 자기네가 하면서;;), 하마스 지도자 아들을 이중스파이로 쓴 이야기 등등.
볼 때마다 저도 치가 떨리는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그런데도, 저런 범죄행위(저항조직 지도자 암살)을 다루면서 일부 국내 언론들은 '치밀한 첨단 첩보작전'이라는 식으로 꾸며서 흥미거리로만 유도하고 있으니... 두바이 사건을 '이스라엘의 암살 작전'으로 가장 흥미진진하게, 가장 많이 보도한 언론이 국내 3대 우익 언론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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