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세르비아도 EU 가입 신청

딸기21 2009. 12. 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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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의 반항아’ 세르비아가 결국 유럽의 품을 택했다. 세르비아가 22일 유럽연합(EU)에 가입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라디오스르비자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EU 순회의장인 프레드릭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에게 가입신청서를 냈다. 타디치 대통령은 “(내전 전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시대의 일은 과거로 지나갔다”며 “내전 이후 10년, 민주주의 10년, 고립에서 벗어난지 10년을 맞아 EU의 멤버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라인펠트 총리도 “세르비아의 가입신청은 역사적인 사건”이라 화답했다.
세르비아에서는 1990년대 말 밀로셰비치 당시 대통령의 주도 아래 내전이 벌어져 인종말살범죄가 저질러졌다. 그 때문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의 공습을 받았고, 발칸반도의 외톨이 신세가 됐다. 북쪽의 헝가리·슬로베니아는 2004년, 동쪽의 루마니아·불가리아도 2007년 EU에 들어갔는데 옛 유고연방에서 가장 덩치가 큰 세르비아는 비가입국으로 남아 EU에 포위된 형국이었다.
리스본조약(유럽헌법) 아래 새 출발을 앞두고 있는 유럽은 오랜 ‘발칸 끌어안기’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됐다며 반기고 있다. 세르비아 주재 프랑스 대사는 즉시 환영의사를 밝혔다. 그리스와 이탈리아도 세르비아의 가입을 지지한다. EU는 이날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세르비아 정부에 5000만 유로(약84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가입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세르비아가 법적·제도적·재정적으로 EU의 기준을 맞춰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코소보 문제다. 알바니아계가 다수인 코소보 자치주는 세르비아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했고 유럽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자신들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코소보를 떼어보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아직도 잡히지 않은 전쟁범죄자 라트코 믈라디치 문제 등 내전 뒤처리도 남아있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세르비아의 EU 가입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 라인펠트 총리는 “개혁을 완수하고 전범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세르비아의 가입은 2014~18년에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터키, 아이슬란드 등이 EU 가입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입을 신청하지 않은 몬테네그로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알바니아도 세르비아의 뒤를 따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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