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중, 아프리카서 ‘마셜플랜’

딸기21 2009. 12.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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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산업화는 우리가 맡는다.”
낙후된 지역에 산업단지들을 조성,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한 공장들을 세워 동아시아 국가들처럼 산업화를 이루는 것은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의 꿈이다. 중국이 세계은행과 손잡고 아프리카 산업화에 대규모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자원 선점과 농지 임대 등에 집중돼있었던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중국이 걸어온 산업발전의 경로를 전수하겠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중국이 아프리카 여러 곳에 만들어질 산업지역들에 대한 투자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세계은행과의 협력 아래 곧 투자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중국 측과 아프리카 산업지역 투자 계획을 토의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에 강력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그곳에 생산기지를 세우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졸릭 총재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장난감부터 의류까지 다양한 분야의 저비용 생산시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중국 관리들과 경제전문가들이 지난 몇달 동안 막대한 양의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저개발국의 발전을 돕는 방안을 연구해왔다면서 “아프리카를 위한 ‘중국의 마셜 플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프리카 빈국들은 중국이 세워주는 공장을 통해 아시아의 산업화 경험을 배워 발전의 동력을 삼고, 중국은 해외기지를 통해 점점 더 높아져가는 자국 내 산업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다.
중국과 아프리카는 이미 자원외교를 통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들어섰다. 이미 세계 2위 경제규모를 가진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에서 벗어나 국제무대에서 역할과 위상을 계속 확대하려 하고 있다. 지난달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아프리카에 1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아프리카산 물품의 중국 수입관세를 60% 없애주며 △최빈국들의 부채를 탕감해주는 포괄적인 아프리카 지원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판 마셜 플랜’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아프리카 몇몇 나라들은 중국이 결국 자원·토지·노동력 수탈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중국은 “우리는 원조에 여러가지 정치적 조건을 다는 서방과 달리 현지 사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을 새로운 식민주의 세력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중국 내에서도 발전 과정에서 소외된 지역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FT는 “중국 내륙의 성(省)들은 아프리카에 일자리를 빼앗길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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